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한국 산업 근대화의 주역’ ‘세기의 도전자’ ‘위기의 승부사’ 등 다양한 수식어가 방증하듯 현대경제사와 궤를 같이한 한국의 대표 기업가다. 아산이 일군 현대그룹은 자동차와 조선, 건설, 유통, 자재, 금융 등 주요 산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들로 성장해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으로 한국 사회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90년대 정몽헌 당시 현대전자 대표이사가 직접 스카우트해 현대전자에도 몸 담았던 박광수 칼럼니스트가 올해 75주년을 맞은 현대그룹을 파헤쳐본다.

ⓒ천지일보 2023.03.17.
ⓒ천지일보 2023.03.17.

<45> 현대제철의 경영철학

‘H CORE’ 기술로 건설 강재 생산

현대차 핵심 부품 강판 제조·납품

일반강판보다 2배 이상 강도 높아

 

사내하청 직원 7천명 정규직 채용

동반성장 등 상생협력 기반 구축

2021년 영업이익 2조원대 달성도

현대제철은 최근 당진제철소에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제철 공정 전환에 착수하는 등 ‘탄소배출 주범’ 오명을 벗고 철강사를 향한 글로벌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은 당진제철소 고로 전경. (제공: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최근 당진제철소에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제철 공정 전환에 착수하는 등 ‘탄소배출 주범’ 오명을 벗고 철강사를 향한 글로벌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은 당진제철소 고로 전경. (제공: 현대제철)

현대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자동차 틀을 만들어 주는 강판을 제조하고 납품하고 있는 현대제철에서 생산한 강판은 일반강판보다 2배 이상 강도가 높아 10%가량 자동차 중량 절감이 가능해 가볍고 안전한 자동차를 생산한다. 제품 기술은 H CORE 기술로 프리미엄 건설용 강재를 생산한다.

상세 기술하면 첫 번째는 Caring으로 고객이 집, 쇼핑몰 어디서 있든 더욱 안심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정교한 기술력에 프리미엄하고 감성적인 브랜드를 전달한다. 두 번째는 Optimal로 생산공정, 기술력 향상뿐만 아니라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낸다.

세 번째는 Recover로 자연 상태의 철에서 완성품 재활용 원료인 철스크랩에 이르는 친환경 자원순환용 시스템을 통해 자연과 미래사회를 책임지며 지속 가능한 지구를 창조한다.

네 번째는 Essential로 내진 강재 제품에서 건축, 토목, 플랜트 에너지 등 건설 영역의 핵심 브랜드로 성장해 전 세계에서 제일로 신뢰하는 최고 품질의 철강을 생산 공급한다.

​2017년 내진강재 브랜드 H CORE 론칭. (제공: 현대제철)
​2017년 내진강재 브랜드 H CORE 론칭. (제공: 현대제철)

◆협력사·고객사 임직원과 파트너십 운영

또한 현대제철은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위해 재무 건전화, 결재조건 개선, 공동 기술개발, 직원들 역량 제고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리고 2021년 7월 획기적으로 자회사를 설립하고 현대제철에 파견 근무 중인 근로자 70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또 임금 수준도 정규직의 60%에서 80% 이상으로 인상하고 정규직 수준의 복지혜택과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며 가정생활의 안정화와 한 가족임을 강조한다.

현대제철은 사내에 동반성장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하도급 4대 실천 사항을 도입, 준수해 상생협력을 위한 기반 토대를 갖춘다.

더 나아가서 자금지원, 대금지급조건 및 결재기일 개선, 기술지원, 교육 훈련지원, 인력지원, 협력사 채용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협력사들과 주기적인 간담회를 실시한다.

현대제철은 협력사와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서로 협력하고 소통함으로써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협력사, 고객사 임직원과의 파트너십을 운영한다.

현대제철의 큰 이미지는 시대와의 융합(끊임없는 혁신, 시대적 사명과의 융합을 통한 신 혁사 창조), 산업과의 융합(소재와 소재, 산업과 산업의 융합으로 인류를 풍요롭게 만드는 산업의 토대 창조), 가치와의 융합(제철의 무한한 가능성과 가치의 융합과 미래를 위한 상생과 순환의 가치 창출)으로 볼 수 있다.

현대제철은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5대 헌장과 현대제철의 유능한 인재가 될 수 있는 4개 실천 사항(도전인, 창조인, 전문성, 친화성)도 선언하고 실천 여부를 고과에 반영한다.

한발 더 나아가서 공정거래를 위한 자율프로그램 7요소(자율 준수 의지 및 시스템구축, 공정한 경쟁, 사내 인트라넷 배포, 기업 내부 감독 강화, 신 인사시스템 구축, 문서관리 구축)를 발표했다.

이런 활동으로 현대제철은 세계적인 일괄 철강생산을 갖춘 회사로 성장하고 2021년 말 기준 매출액 22조 8499억원(전년 대비 26.8% 증가), 영업이익 2조 4475억원(전년 대비 3251.3% 증가)으로 최대의 실적을 달성하며 국내 1위 포스코를 바짝 뒤쫓고 있다.

그리고 자원 순환용 철강생산으로 완성차-자동차리사이클링-전기로-철근 H형강 대량 양산판매-고로-열연 냉연강판 대량생산 구축을 완성했다.

2015년 비전선포식. (제공: 현대제철)
2015년 비전선포식. (제공: 현대제철)

◆ ‘산업의 쌀’ 철강, 국가전력산업으로 육성해야

끝으로 최근 현대제철은 환경 강화로 인해 극복할 과제가 있다. 즉 대표적 탄소 다배출 산업인 철강산업이 최근 세계적인 탄소 감축 압박을 받는 게 현실이다.

수입 철강에 탄소 비용을 부과하는 유럽연합(EU)의 탄소 국경조정제도가 대표적인 사례로 부각 중이다. 이미 유럽은 물론 일본 등 주요 철강 생산 경쟁국들은 철강 생산의 탄소 절감 경쟁 기술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가려 비교적 관심이 적다고 본다. 그러나 철강산업도 ‘산업의 쌀’로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만큼 국가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당면한 도전에 맞서 대한민국의 현대제철과 포항제철의 향후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도 이에 적합한 정책 공조를 시행해야 한다. 따라서 탄소 다배출 산업에서 저탄소 친환경 산업으로, 범용 재 중심에서 고부가 철강 제품 중심으로 산업의 방향을 틀 필요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탄소는 현대를 살아가는 인류들이 반드시 거부해야 할 악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선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탄소의 과학’이라고 말하는 화학을 포함한 현대과학과 기술이 인간의 정체성 확인과 문명 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해왔고, 향후에도 그러한 사실을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대과학이 인간의 문제를 고민하는 ‘인문-사회-문화-예술’과의 적극적 소통을 하고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즉 현대의 과학기술문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과 번영을 위한 새로운 탄소 문화의 창달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대제철에 주어진 막중한 과제이다. 특히 현대 과학기술의 가치와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해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친 탄소 적이고 친과학적인 제철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

밀폐형 원료처리설비 외관. (제공: 현대제철)
밀폐형 원료처리설비 외관. (제공: 현대제철)

◆수소환원제철 기술, 탄소 절감 경쟁의 ‘핵심’

이에 따라 현대제철에 당부의 말씀을 전달하고자 한다. 현대제철은 저탄소 철강의 핵심기술인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반드시 이른 시일 내로 확보하길 바란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한 대로 철강산업 탄소배출의 70% 이상이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생산에서 발생하므로 탄소를 수소로 대처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철강산업 탄소 절감 경쟁의 ‘핵심 기술’임은 자명하다.

해마다 1월 초에 세계 처음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consumer elecrronic show)에 현대자동차도 미래형 자동차인 수소차 및 전기차, 무인 자동차 등의 전시를 통해 현대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대한민국 정부도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책을 전략적인 과제로 선정,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상용화에 앞장서도록 현대 및 포스코 등을 질책하길 바란다.

특히 현대자동차에서 개발 중인 친환경 미래차인 수소차에 적합한 강판을 현대제철에서 개발 생산 공급해 모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시장 자동차 판매 1위인 도요타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길 소망하면서 향후 10년 내로 세계 1위 자동차회사가 되길 소망한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의 자매회사인 현대제철의 꾸준한 변화와 발전으로 경쟁사보다 한 단계 더 큰 도약으로 세계적인 철강회사로 거듭나길 고대한다.

(정리=유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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