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발생한 리비아 난민선 전복 사고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9일(현지시각)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가진 삼종기도 강론 직후 리비아 난민선 전복사고에 대해 “국제사회가 신속하고 단호한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희생자들은 기아와 박해, 착취, 전쟁을 피해 조금 더 나은 삶을 찾으려 했던 우리의 형제들이었다”며 “사고 소식을 듣고 가슴 저미는 고통을 느끼며 기도 안에서 희생자와 가족들을 반드시 기억하겠다”고 애통해 했다.

앞서 교황은 전날 바티칸을 공식 방문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탈리아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수많은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구조하는 것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유럽과 국제사회도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난민들은 보통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으로 리비아에서 이탈리아 시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흘러들어간다. 이탈리아는 지난 한 주 동안 지중해에서 1만명이 넘는 난민들을 구했고 모두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탈리아로 건너온 난민은 17만명이 넘고, 이 과정에서 적어도 3500여명이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8일 난민 700여명을 태우고 리비아를 떠난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전복돼 대부분이 숨졌다고 CNN 방송 등이 19일 보도했다. 그러나 AFP통신에 따르면 헬기로 구조된 생존자들이 배에 여성과 어린이 250여명이 더 타고 있었다고 증언해 승선자는 최대 95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제이주기구(IOM) 대변인은 지금까지 배에 탄 난민 가운데 28명만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번 인명 피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중해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이탈리아령 섬인 람페두사에서 남쪽으로 약 193㎞ 떨어진 해역에서 일어났다.

대형참사가 일어난 지 이틀 만인 20일에도 그리스 해상에서 200여명의 불법 이주자를 태운 선박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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