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우리의 전통 악기가 전통 음악의 원형에서 벗어나 한류 열풍을 가져올 수 있다. 국악의 대중화·세계화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통가락인 사물놀이의 도약에서 보여주듯이 전통 악기가 글로벌 전통 악기로 도약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 악기는 독자 개발한 것과 개량한 것으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거문고, 가야금, 장구, 대금, 단소 등을 들 수 있다. 거문고는 대표적인 향악기로 4세기경 고구려에서 만들어졌으며, 가야금은 6세기 가야국에서 중국 당나라 쟁(箏)을 모방해 제작했다. 장구는 신라시대 그림, 고구려의 고분벽화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삼국시대부터 사용했다. 대나무로 만든 대표적인 관악기로는 대금이 있으며, 단소는 민간에 사용돼 오다가 조선 후기에 궁중음악에 편성됐다.

우리의 전통 악기에는 한민족의 일상과 음악적 정서가 투영돼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전통악기에 대한 무관심 및 이해도 부족으로 대중적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러한 무관심을 불식시키고 일상생활에서 전통악기를 사용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전통 음악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세계화와 대중화를 위한 방도가 아니겠는가?

실효성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 하나의 방법으로 지역·국가 축제에 비중 있게 접목시켜야 한다. 전통 악기가 더 이상 박제된 악기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악기라는 인식을 조성해 차별화한다면 일반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전통 악기와 외국 악기가 접목된 퓨전(혼합) 악기그룹을 형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전통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만남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외국 음악과의 조화·균형은 물론 독특하고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나타낼 수 있다. 어설픈 접목이 돼서는 안 된다. 문화적 세계화는 공감할 수 있는 퓨전문화의 확산과 같다. 생활한복을 디자인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겠다. 이처럼 전통 악기에 의한 퓨전 국악의 창출은 새로운 한류의 원동력이며 창작 역량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모든 전통 악기를 대중화·세계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한류문화의 대표적 씨앗 악기로 단소를 들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휴대하기 쉽고 다루기 쉽다. 특히 단소는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낼 수 있기에 지금도 독주·합주는 물론 병주에 쓰이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초·중등 교과과정에 단소가 필수악기로 지정돼 있다는 점 또한 의의가 크다. 웰빙문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다. 명상, 심폐기능·뇌기능의 활성화를 가져오게 한다. 이런 의미에서 단소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통 악기를 보급하는 데 원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5음계의 악기지만 대부분 국가의 기본적인 곡을 연주할 수 있다. 단소가 국제문화 교류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전통 악기에서도 우위산업을 차지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력은 가속화될 것이다. 세계인들에게 전통 악기의 유용성과 흥미를 북돋워 줘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별 번역이 포함돼야 할 것이며 사회국가적 지원·노력 또한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 국외 현지국 대중들과 함께하는 전통 악기 연주회가 활성화돼야 한다. 전통 악기를 통한 신한류의 창출은 상호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인 참여에서 비롯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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