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웰빙 바람이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중심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음식뿐만 아니라 체조, 요가, 명상, 가전제품, 건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파생, 확장되고 있다. 웰빙은 삶의 질을 높여 심신의 건강을 추구하는 데 있다. 삶의 질이란 물질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신적, 주변적, 파생적 측면까지 포함한다.

소득 수준의 향상과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건강한 삶을 모색하는 웰빙이 사회·국가적 문화코드로 떠올랐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는 효율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를 극대화하려 한다. 그래서 최단 시간 내에 최대의 효과를 추구하고자 한다. 현대인들은 바쁘다. 그들은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유통에 의한 가공 식품, 인스턴트식품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산업화는 문명의 이기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인간의 삶에 있어서 피해와 부작용을 도출시키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웰빙의 중요성은 곧 행복의 척도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음식문화는 급속한 산업화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변해 왔다. 더군다나 최근 다문화사회의 형성과 더불어 국내에 유입되는 외래음식문화의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육류로 대변됐던 음식문화는 웰빙을 둘러싼 환경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친환경 농산물, 유기농식품, 건강식품에서부터 일상생활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웰빙에 관련된 것이라면 사람들은 주목하고 있다.

웰빙 개념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2000년대 초부터이다. 각 TV 방송국에서는 웰빙에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 및 광고를 편성하고 있다. 심지어 ‘웰빙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파급효과는 크다. 웰빙족의 등장으로 요가, 단전호흡, 명상 등의 건강요법뿐만 아니라 웰빙산악회, 웰빙댄스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모임, 단체 등이 광범위하게 생겨났다.

웰빙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와 느긋한 생활을 가질 수 있는 다운시프트(downshift), 슬로푸드(slow food), 그리고 풍요와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보보스(bobos)가 있다. 슬로푸드 운동의 효시는 1986년 맥도널드의 이탈리아 상륙이 계기였다. 패스트푸드에 맞서, 우리의 전통음식은 대부분 슬로푸드다. 여기에 사용되는 주재료로는 김치, 된장, 고추장 등으로 이미 전 세계에서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 음식문화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미국의 한 여론조사 기관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웰빙지수는 삶의 질적 측면에서 75위로 나타났다. 또 웰빙지수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60대였으나 30대는 가장 낮았다. 생산동력이자 국가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는 30대의 낮은 웰빙지수는 구조적으로 풀어야 할 범사회·국가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세기 산업화를 거치면서 각종 환경오염 및 공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이 많았다. 이에 맞서 21세기에 접어들자마자 환경 문제 및 삶의 질 향상, 의식 및 정신 혁명을 고민하기에 이르렀고 웰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러나 웰빙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잘못 인식하거나 본래 의미가 왜곡돼 전달되는 경향도 있다. 한 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조미료 MSG(monosodium glutamate)의 인체 무해성을 발표한 바 있다. 웰빙문화가 사람들을 충동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웰빙지수를 높이기 위한 올바른 인식과 실천이 범사회적으로 전개돼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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