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교육이 융복합형 교육 문화로 바뀌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는 현 시점에서 사회·기업 환경은 더 이상 단순한 지식·지혜를 원하지 않는다. 마치 단일색만 쓰면 맑기는 하지만 무미건조하게 보이는 것과 같다. 학문에 있어서 같은 계열 또는 인접학문끼리의 연결은 물론, 다른 계열과의 연결·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융복합에서 창의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창의력이 결코 개인적 사고와 경험에 의해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1960년대 이후 우리의 교육열은 고속경제성장을 가능케 한 동력이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식지 않았던 학구열은 ‘하면 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치맛바람’이라는 신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교육열은 뜨거웠다. 교육 현장에서도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였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열기는 여전하다. 그 근거로 2014년 영국 BBC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교육열 1위에 등극되어 있을 정도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 민족의 교육열은 이미 조선시대부터 신분 상승의 척도로 여기게 될 정도로 교육에 대한 인식이 지대했다. 오늘날 우리의 과도한 교육열은 부작용을 낳을 정도다. 학생들은 다양한 자격증 시험, 어학능력 시험 등을 통해 스펙 쌓기에 지나칠 정도로 몰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황하는 학생들이 많다. 스펙만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님을 심어줘야 한다. 올바른 방향타를 제시할 수 있는 멘토가 돼야 할 것이다. 한편 교수는 연구업적을 만들어내기 위해 제자의 연구논문까지 표절하는 등 혼탁한 교육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교육에 있어서 동기부여는 교수, 학생 모두에게 끊임없는 활력을 불어넣는다. 학습부진 학생이 성적 우수 학생으로 바뀐 예를 종종 볼 수 있다. 중국에서도 융복합형 전공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한국어 전공도 ‘한국어’에다가 비즈니스를 가미한 교수·학습이 필요하다. 사회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단순한 한국어에만 국한된 인재를 선호하지 않는다.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에다가 이공학적 지식까지 겸비한 인재를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편승해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교육 내용을 평가해야 한다. 한국어가 중국어나 일본어 등 주변국가의 언어에 맞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어의 유용성에다가 흥미를 유발하는 교수학습법이 필요하다. 우리의 전통악기인 단소를 한국어 교육에 적용한다든지, 종이접기를 한국어 교육에 적용함은 전통문화의 계승뿐만 아니라 세계화에 일조하는 길이 될 것이다.

태국의 경우 올해부터 중국어가 초·중·고등학교에 필수과목으로 채택됐다.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력과 맞물려 언어의 중요성을 간파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문자인 한글이 전 세계 교육기관에 필수과목으로 채택되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더불어 현지 학생들에게 뜨거운 열정으로 동기를 부여해줘야 한다. 이는 학생들 모두가 서로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대학의 경우 캠퍼스의 곳곳에서 창업의 첫발을 내딛는 경우를 허다하게 볼 수 있다. 이 점이 우리의 동기부여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하는 동기부여가 돼야 함을 시사해 주고 있다.

요즘 전 세계 어딜 가나 한국문화를 즐기려는 풍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경제성장만큼이나 한국어는 고속전파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융복합적 교수학습법의 개발과 동기부여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조건이 충족될 때 대학 도서관, 강의실, 잔디밭 등 어디서나 한국어, 한국문화를 공부하는 학습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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