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세계화는 K-POP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 음악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한국의 전통 노래를 꼽는다면 아리랑일 것이다. 변방국, 변방지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전파된 아리랑을 부르고 들을 때면 한국인으로서 늘 가슴뭉클하다. 외국인들이 우리의 전통 음악에도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 음악적 감수성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부르기 쉽고 배우기 쉽다는 것도 인정한 것이 아닐까?

2011년 4월, 러시아에서 개최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경기장에 울려 퍼진 ‘오마주 투 코리아(Homage to Korea)’는 감동적이었다. 김연아 선수의 프리스케이팅 곡인 아리랑이 들리는 순간 우리 국악의 위대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전통 음악이 세계무대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순간이었다.

전통 음악의 세계화는 신한류 창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전통 음악을 특정 계층 또는 국악인들만이 이끌어갈 수는 없다. 현지국 재외동포까지 활용해 인프라 및 세계화 네트워킹을 구축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현지국 일반 대중들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수용자세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세계화를 위한 주요요소로는 과학기술과 음악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술적 환경은 콘텐츠웨어와 아트웨어(artware)로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국악 포털 사이트의 신설, 다양한 콘텐츠 창출·소통과 관련된 방향타를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 전통 음악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전통 음악의 세계화는 세계인과의 교류의 장을 더욱 폭넓게 한다. 어떤 방법으로 전통 음악의 세계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틀에 박힌 음악이 아닌 협연 속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의 고유 음악에다가 상대국가의 음악적 특성을 가미할 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퓨전(혼합) 음악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퓨전 음악이란 각 국가·민족의 전통 음악을 근간으로 해 우리 고유 음악을 접목시킨 것이다. 한국 음악 고유의 색깔에다가 외국 전통 음악을 섞는다면 새로운 음악적 감흥과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국내에서 전통 음악과 대중음악의 교류가 활발해져 수준 높은 음악이 창작돼야 한다.

아직도 우리 전통 음악의 가치를 모르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다듬어 빛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 국악이 세계화되기 어려웠던 점은 한국의 전통 음악을 아는 외국음악가가 태부족한데도 그 원인이 있다. 또 전통 음악을 다듬는 전문가 또한 부족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국외 학교 교육 현장에서 우리의 전통 음악이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대중음악에 접목시켜야 한다. 이러한 전통 음악 전파는 과학화·체계화를 기반으로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찾아가는 전통 음악이어야 한다. 한국 전통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외국인이 세계 곳곳에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대중화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대중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에게 친근감을 줘야 한다. 그러려면 전통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은 당위성이 있다. 더불어 전통 음악의 악보화 작업 및 한국의 음악 문화를 아는 외국 음악가가 편곡 작업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환경이 조성될 때 한국 전통 음악의 세계화는 가까이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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