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합병무산 잇단 악재 속 ‘인사 태풍’ 예고

신종균 사장 거취 주목
경질·유임 전망 엇갈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삼성그룹의 연말 인사가 임박하면서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력계열사 실적 악화에다 계열사 간 합병무산이라는 악재까지 겹친 만큼 대규모 인사태풍이 불어 닥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2일과 5일에 각각 사장단, 임원 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정기인사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입원 후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단행하는 첫 인사라는 점에서 과연 어떠한 인사가 단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구조개편설 ‘술렁’
가장 긴장감이 감도는 곳은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 악화로 실적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다. 삼성 인사에 대해 철통보안이 유지되고 있어 누가 교체되고 새로 오는 지 알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실적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에 대한 대규모 인사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IM(IT&모바일)부문이 인사 한파의 진원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을 TV·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과 통합해 완제품 부문으로 개편하고, 반도체 사업을 맡은 부품(DS) 부문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이럴 경우 IM-CE-DS로 이뤄진 현재의 ‘3대 부문 체제’가 지난해 3월 이전의 완제품(IM+CE)-부품(DS)의 ‘양대 부문 체제’로 재편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가전과 모바일 부문을 한 명이 총괄하게하고, 부품 부문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실적악화로 문책성 인사태풍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어온 신종균 IM 부문 사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신 사장은 2009년 1월 무선사업부장으로 발탁된 뒤 6년 가까이 휴대전화 사업을 맡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일등 공신이다.

하지만 실적악화의 책임을 물어 신 사장을 교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에도 휴대전화 사업이 위기에 처하자 7년간 사업을 이끌었던 이기태 당시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교체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문책인사 전망과는 반대로 물갈이 인사로 조직이 바뀔 경우 자칫 혼란이 초래될 것을 우려해 유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부회장 승진자 배출 초미 관심
이번 삼성그룹 연말 정기인사에서 오너 일가에 대한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당초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데다 삼성그룹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회장 승진을 미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 나오지 않은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이부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삼성전자 부회장 명패를 달은 바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그동안 부회장 승진의 경우 ‘사장 경력 7~8년’을 승진 조건으로 삼아 왔다. 이에 이부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가 하면 호텔신라의 실적이 워낙 좋은 만큼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적용해 승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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