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15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한일친선선교협력회 오야마 레이지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 사죄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한일 화해 세미나서 사죄
수요집회 할머니들도 방문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과 일본 개신교가 화해로써 과거사를 극복하고 양국 관계와 선교 상황을 개선해보고자 머리를 한데 맞댔다. 일본 개신교계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찾아가 사과하기도 했다.

한일친선선교협력회가 28일 구세군서울제일교회에서 ‘한일 양국의 화해와 선교를 위한 기독교인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29일에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15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일본 측 오야마 레이지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 사죄했다.

전날 열린 세미나는 일본 측 목사의 사과 메시지로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야마 레이지 목사는 발제에 앞서 일본어로 발제하기에 앞서 한국말로 “일제시대에 저지른 일본의 한국 침략과 갖은 만행, 잘못에 대해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사과의 메시지로 시작했다.

레이지 목사는 1960년대 제암리교회 학살사건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모금운동을 펼쳐 교회를 재건하는 등 활동으로 이목을 끌었었다. 사실 유족들은 교회를 재건해주려고 하는 레이지 목사를 처음에는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욕을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교회가 완공되고 나서는 그 진심을 알고 감사를 표했다.

레이지 목사는 ‘사람의 행위가 여호와를 기쁘시게 하면 그 사람의 원수라도 그와 더불어 화복하게 하시느니라(잠 16:7)’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당시 어려움이 없었더라면 그 일을 반대했던 유족들의 마음은 영원히 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족들을 설득해가는 과정을 통해 유족들의 마음을 열었고, 사죄하고자 하는 마음도 진정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사례를 통해 그는 한‧일 양국의 화해를 가로막고 있는 군위안부, 역사 왜곡 등 여러 사안들에 대해 “유감스러운 것은 일본 크리스천 중에도 한국에 대한 사죄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일본교회 내에 한국에 사죄하는 것을 ‘자학사관’으로 보거나 교회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점을 토로했다.

그는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화해해야 하고 화해를 위해서는 사죄가 필요한데, 화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아시아, 특별히 한국 사람들의 화해를 위해 일을 계속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일‧일한친선선교협력회는 한‧일 간 교회 협력을 통한 상호 선교와 화해에 기여할 목적으로 1981년 한국과 일본에 각각 설립됐다. 양국 선교협력회는 그동안 일제가 저질렀던 만행을 회개하고 한국에 사과하고,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라는 공동의 사명을 다한다는 비전을 품고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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