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가 3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과 한국교회의 개혁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천주교 명례성지 담당 이제민 신부가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교황 프란치스코 방한 이후 한국교회 개혁 과제 '산적'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교황 프란치스코 방한 후 한국천주교와 개신교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교황 방한을 시작으로 천주교와 개신교 내에 진정한 ‘새 복음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회 일치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회장 채수일 박사)는 3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과 한국교회의 개혁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제를 맡은 천주교 명례성지 이제민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천주교의 변화’에 대해 진단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교황이 경고한 부와 명예와 권력이 주는 기쁨에 젖어 있다”며 “관습에 젖어 복음을 이야기하면서 복음이 주는 기쁨을 찾지 못하고 있기에 새 복음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와 권력을 쫒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갈라티아 1장 6~9절을 인용해 “교황이 새 복음화를 외친 것은 바오로가 다른 복음을 믿고 있는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한 마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신부는 또 생활 선교를 강조하고 교회 일치 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신앙인을 향해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는 사람은 ‘하느님이 인류와 함께하신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사람은 가난한 자를 사랑하고 힘없는 자를 사랑하고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방인)을 사랑한다. 복음 선포는 하느님의 이 크신 사랑과 구원을 알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가 지난달 3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과 한국교회의 개혁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천주교 명례성지 담당 이제민 신부가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또 교회 일치를 위해 복음을 강조하며 그동안 쟁점이 됐던 교리나 신학 문제로 풀기 보다는 예수에게로 돌아가 복음운동을 함께 펼치는 데서 시작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하늘나라는 이미 우리 가운데 와 있지만 교회 안까지 들어온 돈과 권력의 위협은 세상 끝날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인내를 갖고 서로 존경하며 인류의 희망을 위해 봉사하는 일로 용감하게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신교계에서는 감신대학교 이정배 교수가 나와 ‘교회 복음화 없이 세상의 복음화 없다-프란치스코 교종 방한의 개신교적 응답’이란 주제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세상의 복음화는 결코 교회가 복음화 되지 않고서는 실현될 수 없는 과제”라며 교황이 천주교에 정화, 자아성찰을 강조했던 점을 높이 샀다. 아울러 “교종 방문이 한국 개신교에 있어서도 ‘고통의 시작’이 돼야 한다”며 “개신교는 치열하게 분열됐고 자본주의화 됐으며 기복적이고 어느덧 기득권세력이 됐고 폐쇄적 교회중심주의에 함몰됐으며 차이를 배타하는 근본적, 교리적 종교로 사회의 지탄 대상이 되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또 “오로지 맺는 열매를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을 뿐”이라며 “성서에서 행위 없는 믿음을 말한 적이 없고, 동양에서 지행합일을 말하듯 행위 없는 믿음은 본래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질타를 가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교회가 자신의 향방을 급격하게 재설정치 못하면 복음의 지속화는 물론 새로운 복음화는 한국사회에 영원히 구현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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