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전원 신부(마이크 든 이)가 지난 27일 제주시 한림읍 엠마오연수원에서 열린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2014년 추계 정기총회 주교 연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과제에 대한 설문조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가톨릭사목연구소, 성직자·수도자·평신도 여론조사 발표
‘공감·소통’ 프란치스코 교황 “가난한 교회” 강론에 감동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종교계 지도자에 대한 사회의 불신 분위기가 높은 가운데 천주교 성직자에 대한 평가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의 발표에 따르면 천주교 성직자들은 사회정의 실천 노력이 부족하고 독선과 권위주의에 빠져 있으며 부유하고 안락한 생활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소장 강우일 주교)가 지난 1∼15일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등 680명을 대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과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톨릭 성직자들은 사회정의 실천 노력이 부족하고 독선과 권위주의에 빠져 있으며 대화와 소통 부족, 부유하고 안락한 생활 등이 문제인 것으로 지적됐다.

사목연구소 부소장 전원 신부는 지난 27일 제주시 한림읍 엠마오연수원에서 열린 ‘2014년 추계 정기총회’ 주교 연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응답에서 전자우편 응답자는 218명, 주교회의 홈페이지와 SNS를 통한 응답자는 462명이었으며, 전자우편 응답자는 성직자와 수도자, 홈페이지와 SNS 응답자는 평신도의 비중이 높았다.

설문조사 결과, 주교들이 개선해야 할 점 1위(복수응답)는 ‘사회정의 실천 노력 부족(56.1%)’으로 집계됐다. 2위는 ‘대화와 소통 부족(51.6%)’이었으며 ‘독선과 권위주의(42.2%)’ ‘부유하고 안락한 생활(33.7%)’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가난한 이들에 대한 배려 부족’ ‘가진 이들 위주의 사목’ ‘사치스런 취미활동’이 지적됐다.

신부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 ‘독선과 권위주의(47.5%)’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이어 ‘부유하고 안락한 생활(35.3%)’ ‘대화와 소통 부족(34.2%)’ ‘가진 이들 위주의 사목(33.5%)’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한국교회의 쇄신과 복음적 성장을 위해 시급한 과제로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의 사목적 분위기 조성’ ‘사회정의와 평화 실현을 위한 참여 확대’ 등의 답변이 많았다.

전 신부는 “교회의 사회참여와 신분별 생활 태도의 개선,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가 되려면 무엇보다 성직자들의 생활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중 가장 인상적이거나 감동적인 장면으로는 ‘세월호 유가족 위로(47.2%)’가 뽑혔다. 또 ‘사람들에게 격의 없이 다가가는 모습(41.0%)’과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 부착(27.6%)’ ‘사회적 갈등 지역과 약자 방문(27.5%)’ 등의 의견이 많았다. ‘소형차 이용과 작은 서명’ 등의 항목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교황의 연설이나 강론 가운데 감동적인 내용으로는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부유하게 사는 수도자들의 삶이 교회에 상처를 입힌다’ ‘가난한 교회’ 등이 꼽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단어는 ‘공감과 소통’ ‘가난’ 등이었다.

연구소는 설문조사 결과 전자우편 그룹은 교황의 소탈한 태도와 교회 내적 쇄신에, 홈페이지 그룹은 사회 현안에 대한 시선·관점과 사회 참여에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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