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요즘 올림픽공원은 가을색이 짙어지면서 운동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뜨거운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올 때면 매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운동하는 사람들은 나이대별로 다양하다. 많은 남녀 중고생들은 학교 단위로, 또는 학급별로 올림픽공원을 도는 ‘파워워킹’을 하고, 인근 주민들이 대부분인 중·장년 남녀들은 아침과 저녁, 밤에는 산책을 겸해 가볍게 걷기운동을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올림픽공원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운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선선한 날씨 속에 잘 꾸며진 산책코스와 운동 시설 등이 많이 마련돼 있어 올림픽공원은 ‘야외 헬스클럽’이라고 할 만하다.

필자는 올림픽공원 옆에 자리 잡은 한국체대 연구실에서 점심을 먹고 다소 나른해질 시간에 공원을 1시간여 산책하곤 한다. 공원을 한 바퀴 돌다보면 적당히 땀도 나고 머리도 한결 맑아지는 것을 느낀다. 특히 언짢은 일이나 짜증이 날 때, 기분 전환을 위해 걷기운동을 하면 마음이 한결 정화된다. 비단 필자뿐 아니라 많은 이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등산 뒤 느끼는 ‘건강한 피로’도 같은 맥락이다.

운동을 적절하게 계속하면 근력, 순발력, 지구력, 조정력 등의 체력을 높일 수 있고 정신적 긴장이나 피로를 풀게 됨으로써 기분 전환을 하게 되어 정서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른바 운동효과이다.

그동안 운동이 체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여러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스트레스를 어떻게 줄여주는지에 대해서는 미스터리로 여겨졌는데, 최근 스웨덴 캐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쥐를 이용해 이를 밝혀냈다. 체중이 줄고, 설탕물을 피하는 스트레스 상태의 쥐에게 달리기 운동을 시켜 어떻게 스트레스가 줄어드는지를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은 운동을 하면 근육 내에 PGC-1 알파로 불리는 효모가 다량 축적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키뉴레닌을 변환시켜 뇌에 혈액이 공급되는 것을 원활하게 해줘 스트레스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성인 남녀 지원자 그룹을 대상으로 3주간 매일 40~50분간 사이클, 조깅 등으로 지속적인 운동을 실시해 적절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운동 전후 근육 생체검사를 통해 실험에 참가한 지원자들은 더욱 많은 PGC-1 알파 효모가 발생했으며, 상대적으로 키뉴레닌은 줄어들었다고 연구 과학자들은 밝혀냈다. 이를 통해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를 점차 낮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운동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번 연구결과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체력과 정신건강 향상을 위한다지만 운동 목표를 분명하게 세워놓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운동을 해야 되는 이유를 확실히 심어주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일 등 일상사에서 짜증이 나거나 스트레스가 올라간다면 그 자리를 훌훌 털고 조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스트레스의 원흉인 키뉴레닌을 억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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