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지난해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학교교육과 직장에서의 성공 관련성에 대해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직업세계에서 성공을 거두는 사람은 학교에서 1~2명의 ‘멘토 선생님’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는 내용이다. 갤럽은 목표와 비전을 심어주고 격려해준 선생님의 말을 따랐던 학생들이 그러하지 않은 학생들보다 2배 이상 직장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고 밝혔다. 갤럽 여론조사는 초·중등학생 부모, 회사 중역, 교사 및 교장들과의 인터뷰, 대학 총장 및 학장, 대학 졸업생 및 학생 등 1백만 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이는 멘토의 역할이 사람들의 성공적인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개인에게 멘토가 중요하듯이 국가도 ‘멘토 국가’가 필요하다. 한국에게 독일은 여러모로 멘토 국가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지난 60년간 독일에 대한 한국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해방과 한국전쟁의 폐허 위에서 한국이 비약적인 경제도약에 성공한 것은 독일을 철저히 벤치마킹한 덕분이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에 걸친 독일의 경제발전을 이르는 말인 ‘라인강의 기적’에서 유래가 됐다. 한국은 외화부족이 심각하던 1960년대 독일로 파견한 광부와 간호원의 임금을 담보로 삼아 독일로부터 차관을 받아 경제개발자금으로 활용했다. 지난 1990년에 이뤄진 독일 통일은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은 한국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올 초 박근혜 대통령은 독일 드레스덴에서 통일을 화두로 던지며 “남북 분단으로 인한 사회분열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한반도 통일시대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제·정치에서뿐 아니라 문화·예술적인 측면에서도 독일은 문화대국으로서 한국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1960~70년대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영어에 이어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해 배웠던 것은 독일과의 깊은 연관성 때문이었다.

독일은 스포츠에서도 부러움을 사는 국가이다. 올림픽, 월드컵축구, 포률러원 같은 세계 3대 스포츠 축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일한 국가다. 올림픽에서 항상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축구의 강국으로 브라질, 이탈리아와 더불어 FIFA 월드컵에서 세 번 이상 우승한 국가들 중 하나이며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하며 통산 4차례 우승 국가가 됐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성적부진으로 사퇴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후임으로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임명된 것은 세계 강국으로 우뚝 선 독일 축구의 강세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지난 12일 열린 2014 국민생활체육진흥 세미나에서 발표한 송석록 경동대 교수의 ‘스포츠인프라를 통해 바라본 행복한 사회의 구현-독일의 생활체육! 최근 스포츠클럽 운영 및 현황’은 생활체육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을 보이는 독일스포츠클럽의 현황과 운영 실태분석을 통해 선진 생활체육을 모습을 제시하며 한국 사회의 열악한 스포츠 참여 환경의 조성을 일깨워줬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 만했다. 송석록 교수는 근대화와 경제 압축 성장에 성공한 우리나라가 스포츠클럽을 확충하거나 스포츠클럽에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생활체육 활성화를 국민행복의 기치로 내건 박근혜 정부에게 주문한 것은 시의 적절한 제안이라고 하겠다.

박근혜 정부는 생활 스포츠 인프라 지속 확충 및 참여 증가를 위해 다양한 실천방안을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역대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는 통상적인 범위에서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은 높으나 당면한 현실이 결코 이상을 실현하기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과 같은 스포츠 선진국들이 세계적으로 모범 사례가 되는 것은 전국적으로 거미줄처럼 촘촘히 짜여진 스포츠클럽에서 국민들이 운동을 통해 자아의 행복을 추구하고 운동으로 조성된 자아의 행복이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독일처럼 열악한 생활체육 환경개선과 국민들의 의식 개선 등을 통해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을 해 나갈 때, 점차 스포츠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선진국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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