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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수요부진·中저가공세 ‘3중고’… 재무구조 개선·경영 안정화에 중점

건설업계 비수기 등 변수
하반기도 만만치 않을 듯
중국산 시장 교란에 골치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철강업계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세계 철강시장의 경기불황에 따른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란 구조적 악순환의 반복,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값싼 중국산이 유통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어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건설업계의 비수기 등으로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자세를 낮추고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최근 포스코엠텍의 도시광산사업부 매각을 밝힌 데 이어 전남 광양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의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의 가동을 앞두고 시험용 설비인 연산 60만t 규모의 기존 1공장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비핵심자산 정리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광양 LNG터미널 지분의 49%를 매각하기 위해 한 외국계 증권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업계는 광양 LNG 터미널 지분 100%의 자산 가치를 8000억∼900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 49%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포스코는 4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엠텍의 도시광산사업은 지속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자산 규모도 작아 매각에 따른 유동성 확보보다는 추후 손실 폭을 줄이는 효과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철강 1위 업체인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 취임 후 철강 명가 재건을 위해 ‘내실 경영’에 집중해왔다. 포스코는 전임 정준양 회장이 무리한 M&A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 철강사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권 회장은 “46개 계열사를 철강, 에너지, 소재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히면서 “포스코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포스코는 매각할 자산이나 지분을 선별해왔다. 이 과정에서 우량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다.

철강업계 2위인 현대제철도 지난 6월 강학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장에 전진 배치해 경영의 효율성과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

강 사장의 인사가 현대제철의 부채비율을 줄이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국내 철강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전년대비 두 자릿수로 상승했다.

철강업계 3위 동국제강도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동국제강은 재무개선약정 체결 대상에 선정되는 등 장기간 실적 부진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동국제강이 실시한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장세주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발 벗고 나선 상태다.

철강업계 4위 동부제철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동부제철은 현재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절차가 진행 중이다.

동부제철은 최근 포스코에 동부 패키지(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매각 실패로 유동성 위험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신용등급이 BB+에서 B+로 강등되는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고 있다. 또한 국내 특수강 시장 2위인 동부특수강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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