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텍 인수 대상 이르면 내주 윤곽… ‘패키지 매각’ 이달 내 결정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동부그룹이 다시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은행이 다음 주부터 지난 4월 투자안내서(IM)를 발송한 주요 인수후보군을 대상으로 동부하이텍 인수후보 찾기에 나서는 등 동부그룹이 자구계획실천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동부그룹은 이미 지난달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으로 그룹 구조조정의 물꼬를 튼 상태다.

현재 동부하이텍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재무적 투자자(FI) 등 3~4개 펀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희망가격이 접수되면 곧바로 실사 대상자가 선정되는 만큼 다음 주가 동부하이텍 매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G와 SK하이닉스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포스코의 동부 패키지 인수 여부도 초미 관심사다. 포스코는 지난달 동부발전 당진과 동부제철 인천공장 패키지 실사를 마치고 결과 보고서 작성까지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9일 ‘제15회 철의 날’ 행사에서 동부 패키지 인수 여부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2~3일 후 실사결과를 받아봐야 알 것 같다”며 “원칙에 입각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달 안에 내부 의견을 정리해 인수 여부를 확정짓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동부그룹은 1조 5000억 원에, 포스코는 9000억 원에 거래를 원하고 있어 향후 가격 차이가 어떻게 조정될지가 관건이다.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을 위해 내놓은 또 다른 철강 계열사인 동부특수강의 주인이 누가될지도 관심사다.

국내 철강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산업은행 사모펀드(PE)부가 동부특수강을 1100억 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르면 내달 인수·합병(M&A)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유력 인수 후보로 현대차그룹과 세아그룹 2곳을 꼽고 있다.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아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세아특수강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특수강 시장 40%대를 자치할 만큼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다. 세아특수강이 업계 2위인 동부특수강을 인수할 경우 업계 1위의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된다.

최근 특수강 사업 진출을 선언한 현대제철 역시 동부특수강 인수 후보군으로 유력하다.

업계 2위 동부특수강을 인수할 경우 기술 및 운영 노하우를 단기간 흡수할 수 있는 데다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일단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은 “구체적으로 인수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여지는 남겨 뒀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포스코특수강도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모기업인 포스코가 동부패키지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동부익스페르스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인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 당진 등을 매각해 2015년까지 3조 원을 마련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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