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언론회 ‘종교편향’ 지적하며 천주교‧정부 비판
교황에 “천주교 과거 만행 공식 사과하라” 요구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천주교계뿐 아니라 사회‧정치계도 높은 관심과 지원을 보여 개신교계는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가 ‘시복식(諡福式), 성스러운 예식이면 성당 안에서 하라’는 자극적인 논평을 발표하며 또다시 ‘종교편향’ 시비를 불렀다.

교회언론회는 10일 발표한 논평에서 “먼저 이 논평을 함에 있어서 하나님 앞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깊은 고민과 성찰이 있었다는 것을 밝힌다”고 전제했으나 내용과 표현이 천주교계를 자극할 만한 것이 많아 향후 갈등과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회언론회는 시복식(가톨릭에서 성덕이 높은 사람에게 성인(聖人)의 전 단계에 주어지는 복자(福者)로 추대하는 의식)에 대해 “천주교 입장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성스러운 예식일 것”이라고 하면서도 시복식 행사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국가적인 행사로 크게 치루는 것에 대해 비판하며 천주교계와 정부에 시복식 행사 장소를 바꾸라고 요구했다.

교회언론회는 “굳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가장 번잡하고 산만한 광화문에서 시행하려는 것은 소박한 이미지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불편한 일이 되지 않겠는가”라며 “시복식 행사를 천주교 경내에서 경건하게 치르기 바란다”고 밝혔다.

교회언론회는 시복식이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로 “막대한 국가의 경호 인력을 동원해 교황을 경호”하고 “모든 교통수단을 차단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며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을 8월의 폭염 속에 장시간 노출시키는 것”일 뿐 아니라 “국가의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들여 서울의 중심에서 가톨릭을 홍보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회언론회는 덧붙여 “불교에서 흔히 말하고 있는 ‘종교편향’의 나쁜 사례가 되어, 종교 간에 불편한 일이 될 수도 있다”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교(國敎)가 없는 나라에서 특정 종교를 위해 국가가 적극 나서는 것은 종교 간 갈등의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교회언론회는 개신교인 가운데서도 일제시대와 6·25를 거치면서 수많은 순교자가 나왔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순교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의 중심 광화문에서 길을 막고, 대대적인 ‘순교자 기념식’을 한다고 하면 어떻겠는가”라고 정부를 꼬집었다.

교회언론회는 이어 천주교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조선 침략 선봉에 서고 종군하며 축복했다” “종교의 이름으로 수많은 개신교인들을 박해했다”며 천주교계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사과를 요구하기도 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회언론회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 장수의 이름을 나열하며 이들이 천주교인이면서 조선 침략의 최선봉에 서서 수많은 조선인을 살상했다고 비판하며 천주교계는 왜 공식사과를 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또 천주교가 수많은 개신교인을 박해하고 살해했다면서 그 잔인한 실상을 자세히 표현하며 개신교인들에게 “교황의 방한을 환영하는 일에 함부로 나서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교회언론회는 “이런 천주교의 만행에 대해 지난 2000년 교황 바오로 2세가 용서를 구한다는 연설을 한 바 있고, 2011년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과거 폭력에 대해 사과했지만, 교황이 대한민국 국민들과 개신교인들에게 직접 사과의 입장을 보인 바는 없다”며 이번 방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의 과거 만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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