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적인 교인, 한국교회 잘못됐지만 내 교횐 문제 없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감독회장 선거 등 수년째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감리교단에 대한 내부 교인들의 시각이 좋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인들은 현 감리교에 대해 학연과 관계된 파벌, 과열된 감독 선거제도, 서클 중심의 교단 정치가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관지 ‘기독교세계’가 1000호를 맞이해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국 200개 감리교회 만 19세 이상 감리교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갤럽을 통해 일대일 면접으로 진행한 조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실천신학대학교 이원규 석좌교수가 분석했다.

기감은 6396교회와 155만 8000명의 신도의 교세를 자랑했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교인은 3만 명이나 급감했다. 이원규 교수는 “한국 감리교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목회자, 특히 교계 지도층의 각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인들은 감리교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문제도 심각하다고 봤다. 그 원인으로는 교파분열과 파벌, 물량주의와 배금주의, 팽창주의와 성장 제일주의를 꼽았다.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점들로는 ▲양적 팽창, 외형에 너무 치우치는 것 ▲교파가 너무 많음, 단합이 안 됨 ▲세속화,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음 등이다.

그러나 이 교수는 “감리교인을 포함한 한국교인의 문제점은 신앙의 이중성이 아닐까”라고 반문하며 신앙인들의 이중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부도덕하고 세속화됐다고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정작 자신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는 모든 것이 다 잘 되고, 자신이 섬기고 있는 목회자는 잘못된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필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삶, 실천이다”라며 “변화를 위한, 갱신을 위한 감리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감리교인의 70%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있었다. 한반도를 기준으로 중부지역에서 강세를 보였으며 영호남 지역의 감리교 교세는 매우 약했다. 감리교인의 수입수준은 300만 원이 넘는 등 한국 평균 수치에 비해 높았다. 교육 수준도 높았다.

이 교수는 “교회에서 성품이나 신앙이 아니라 교육이나 수입 수준에 따라 교인들이 평가받을 위험성도 내재해 있다”며 “교회 내의 하류 계층 사람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모두가 인격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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