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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처음교회 건물, 대법원 경매 사이트에 나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해마다 경매에 부쳐지는 종교시설의 숫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10여 년 전 ‘교회를 살리자’는 취지로 재정난에 허덕이던 5개 교회를 합병해 이목을 끌었던 부천 처음교회도 경매에 매물로 나왔다.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교회 부지를 포함, 사택, 교육관 등이 부동산 경매에 넘어갔다. 감정가는 약 60억 원이다.

지난해 처음교회에서 분리‧독립한 하늘빛교회(구 상동 처음교회)도 감정가 101억 원으로 매물에 올랐다. 부천 처음교회 윤모 목사는 ‘교회살리기’라는 명분으로 지난해까지 부천·평택·구리·파주·안산 등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섯 교회를 병합했다. 그러나 이들 교회의 재정난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합병한 교회들과 갈등을 빚고 있어 비판을 받았다.

교회의 재정에 문제가 생겼다고 느낀 교인들은 ‘처음교회재정투명을위한실천모임’이라는 단체를 결성하고 지난해 7월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당시 교인들은 윤 목사의 교회재정 사용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하며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만, 교인들은 재정장부 열람을 요구하며 교회재정투명성 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2년 동안 이어진 법적공방 끝에 법원은 2015년 6월 윤 목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제값 못 받는 경매장 ‘중·대형교회’

중·대형 교회가 대법원의 경매 물건으로 나오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지난해 종교시설 중 역대 최고 감정가인 526억 원에 이르는 교회가 법원 경매장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충성교회(담임 윤여풍 목사) 판교성전은 등기부등본에 설정된 채권 총액만도 557억 3천만 원에 달했다. 두 번에 걸쳐 경매를 진행했지만 유찰됐으며 현재 감정가는 421억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7일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파주 운정 신도시에 있는 큰기적교회는 103억 원으로 감정가가 매겨졌다. 현재 경매집행은 기일이 연기된 상태이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법원경매에 나온 교회, 사찰 등 종교시설의 총 물건 수는 총 391개로 2012년 309개보다 26.5%가 늘었다. 기존에 진행하던 물건을 제외한 신규 등록된 경매 물건 수는 20%가 증가했다.

종교시설 경매물건이 꾸준하게 나오는 데 반해 낙찰률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2010년까지 19~20%선을 보이던 낙찰률은 2011년 15.54%에서 이듬해 15.53%로 소폭 하락했다가 2013년에는 15.09%에 그쳤다. 일반 물건의 경우 낙찰률은 28%정도로 종교시설은 절반 수준의 낙찰률을 보이고 있다.

낙찰이 된다고 해도 감정가를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있다. 애초 감정가의 절반까지 폭락하는 경우도 있다. 감정가 62억 1816만 원으로 2012년 경매에 나온 서울 영등포구 소재 영신교회 건물은 낙찰 당시 반 토막이 났다. 지난 2월 31억 8369만 원에 낙찰됐다.

인천시 서구 인천선교교회 건물은 감정가가 23억 986만 원이었지만 낙찰가는 11억 4218만 원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종교시설 물건에 대해 낙찰을 받더라도 종교시설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실제 종교단체가 아닌 개인이나 기관이 낙찰을 받는다면 활용성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낙찰 후 활용방안이 확실하게 세워져 있거나 용도변경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입찰에 섣불리 나서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정·추가 합니다> 처음교회 윤모 목사를 상대로 교인들이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건에 대해 검찰 수사결과 무혐의 처분 됐다는 점은 명시하였으나 이후 교인들의 고소로 진행된 소송 결과가 확정돼 독자들에게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 내용을 추가합니다.  2015년 1월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이 횡령 혐의로고 고소된 윤 목사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고, 5월 서울고등법원이 검사의 항고를 기각했습니다. 이후  6월 최종 무죄 확정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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