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연 기자] 대기업 부당 내부거래를 제재하는 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기업은 GS그룹, 효성, 부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국회는 경제민주화의 핵심 과제로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에서 부당 내부거래가 적발되면 이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17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는 30대 대기업그룹 계열사의 지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곳이 112개사에 달한다고 17일 밝혔다.

그 중에도 GS그룹은 총수 지분 요건에 해당하는 계열사가 20개로 나타나 가장 많았다. GS네오텍, 보헌개발 등 총수 일가 지분이 100%에 달하는 곳만도 8개사다.

GS그룹 다음으로는 효성과 부영 그룹의 해당 계열사가 많았다. 효성은 조현준 사장과 형제들이 총 11개사에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부영은 이중근 회장이 지분을 가진 부영, 부영CNI 등 10개사가 해당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이노션, 현대머티리얼 등 총수 일가 지분이 100%인 곳을 포함해 8개 계열사가 요건을 충족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등 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가 삼성에버랜드, 삼성SNS, 삼성석유화학 등 3개다. 그러나 이 3개사의 내부거래 총액은 1조 6260억 원으로 현대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형제 지분이 30%를 넘긴 계열사가 5개로 나타났다. 이들의 총 내부거래액은 1조 5683억 원이었다.

CEO스코어는 “지분율 3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가 모두 처벌대상은 아니지만 해당 계열사가 많은 만큼 잠재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줄이고 이를 중소기업 등에 개방하겠다고 17일 밝혔다. 광고와 물류 분야에서 계열사 간 거래를 줄이고 중소기업 발주나 경쟁입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입찰 공정성을 높일 목적으로 심사위원회도 꾸린다. 금액으로는 현대차의 올해 국내 광고 발주 예상금액 65%인 1200억 원, 물류 발주 예상금액 45% 4800억 원 등 6000억 원 규모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중소 물류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돕는 재단도 설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계열사인 이노션에 그룹과 계열사의 기업광고, 모터쇼 프로모션 등 각종 이벤트를 수의계약으로 발주해왔다. 작년 글로비스의 국내 사업 중 내부거래는 82.0%, 이노션의 국내 사업 중 내부거래는 52.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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