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감 몰아주기’ 또다시 도마 위
현대차 ‘일감 몰아주기’ 또다시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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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100억 원대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현대차 계열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판이 또다시 일어날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일감 몰아주기’로 몸집을 불린 데는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 있는 가운데,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시나리오도 부각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현대글로비스 ‘허위 운송 계약’ 문제로 비판 조짐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100억 원대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현대차 계열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판이 또다시 일어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김범기 부장검사)는 100억 원가량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로 현대글로비스 이사 이모(50) 씨와 회사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지난해 ‘일감 몰아주기’로 비판 여론에 휩싸였던 현대글로비스가 이를 피하려고 ‘가짜 운송 계약’을 했다는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시도상선 측에 국내 신차를 공동으로 운송하는 회사를 설립하자고 제안했고, 매출 증대를 위해 F사와의 거래에서 중간 운송 책임을 맡겨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글로비스는 두 업체 사이에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00여 차례 넘게 운송을 중개한 것처럼 꾸며 실적을 늘리고, 시도상선의 국내 대리점인 유도해운 측으로부터 2~3% 수수료까지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에서) 물류 다변화를 요구하다 보니 이 씨가 허위 세금 계산서 발행을 통해 매출 증대와 물류 다변화라는 명분을 얻으려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씨가 현대글로비스의 ‘일감 몰아주기’ 비판을 피하려고 외부업체와 거래하는 것처럼 ‘허위 운송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검찰 기소에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 몰아주기’ 비판 피하려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에 ‘일감 몰아주기’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던 차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허위 운송 계약’ 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법(소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규모 200억 원 또는 연간 매출액 12% 이상을 차지하는 곳은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연 매출 12조 원에 내부거래 비중이 90%(2008년 기준)에 달하는 현대글로비스도 규제 대상에 포함됐었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현대글로비스는 자체적으로 지난해 10월 ‘2020년 현대글로비스 해상운송사업 비전’을 선포하고 매출 다각화와 비계열 물류 매출을 높여 내부거래를 줄이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약속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가짜 운송계약’이라는 불법적인 행위가 드러난 것이다.

◆‘내부거래’로 몸집 불린 계열사
현대글로비스가 ‘일감 몰아주기’로 몸집을 불린 데는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02년 3월 설립 이후 10여 년 만에 연간 매출 12조 원대로 급성장한 거대 회사다. 이 같은 급성장의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와 현대제철 등 그룹 내 제품의 국내외 수송을 독점해 왔다. 지난 2008년에는 그룹 내 내부거래 비중이 90%에 육박할 정도였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정의선 부회장으로 31.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2대 주주는 정몽구 회장으로 11.51%의 지분이 있다. 지난해 총수 일가가 현대글로비스로부터 받은 배당액은 정의선 부회장이 179억 원, 정몽구 회장이 65억 원이다. 회사의 지분가치 총액은 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총수일가에게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는 배당액을 받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정몽구 회장이 정의선 부회장에게 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하는 데 현대글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구조로 돼 있다. 정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는 시나리오가 우세다.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지분(16.88%)을 사들이기 위해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엠코의 지분가치를 높이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몸집을 불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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