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난감 자동차를 탄 황태손 이구의 4세 때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 장난감 목마를 탄 황태손 이구의 4세 때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비운의 왕족 사진 보며 대한제국 몰락의 아픔 나눠야”
아이 키우는 부모에게는 가슴 찡할 사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본지가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손 이구의 유아 및 아동 시절 미공개 사진을 입수했다.

기록사진만 7만 점을 넘게 보유하고 있는 정성길(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으로부터 이구의 유아시절 독사진 2장과 아동시절 영친왕, 이방자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제공받았다.

이번 첫 공개되는 사진은 장난감 자동차와 나무목마를 탄 이구의 유아시절 모습이며, 나머지는 초등학교 시절로 보이는 이구가 아버지 영친왕, 어머니 이방자 여사와 함께 대사관에 초청받아 뜰에서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다.

황태손 이구는 고종의 일곱 번째 아들인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아들이다. 영친왕은 1907년 어린 나이에 일본에 끌려가 50년 넘게 통한의 세월을 보냈다. 조선 황실의 대를 끊으려는 일본의 계략으로 일본 천왕의 조카딸 마사코(이방자)와 정략결혼을 해서 얻은 아들이 황태손 이구였다. 이방자 여사는 첫째아들을 얻자마자 얼마 안 되어 잃었고, 10년 만에 이구를 얻었다. 그래서 이구 황태손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했다고 전해진다.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망으로 영친왕가는 신분을 잃고 평민으로 강등되어 거처와 재산을 모두 몰수당해 어렵게 살아야 했던 비운의 왕족이다. 이구 황태손은 지난 2005년 일본 아카사카 프린스호텔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바 있다.

정성길 관장은 “마지막 황태손 이구는 집이 모두 압류되고 가족도 없이 홀로 지내다가 고독사한 것이다. 마지막 왕손이 조국도 못보고 쓸쓸하게 최후를 맞았다. 조선왕조 500년사를 외치는 우리가 왕손이 죽을 때 뭐했는가”라며 씁쓸해했다.

이어 정 관장은 “우리가 덕수궁과 경복궁을 가더라도 건물만 볼 것이 아니라 의미를 되새기고 대한제국 몰락의 아픔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사진을 보면 아이 키우는 부모에게는 가슴이 찡할 것”이라 말했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불행한 삶을 산 이구는 사후 낙선재에서 장례식을 지냈다. 낙선재는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가 숨을 거둔 곳으로 대한제국의 비극의 흔적이 있는 곳이다. 이것을 보며 우리는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아픔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영친왕(맨 왼쪽)과 이방자 여사(왼쪽 2번째)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아동시절의 황태손 이구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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