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 천지일보 특별사진전.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관기 정상복식(1900년), 최승희 미공개 사진(1941년), 불안해 하는 위안부 여성(1944년), 신사참배 강요당한 수녀들(1935년), 숭례문 원경(1904년), 백두산 천지에서 탄성(1943년), 서당 훈장(1897년), 박람회 장식으로 훼손된 광화문(1929년), 경부선 철도 개통식 거행(1905년 3월 28일) ⓒ천지일보(뉴스천지)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
한국 근현대사 한눈에 본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00년 전 우리나라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라는 주제로 18일부터 12월 8일까지 약 3주간 IBK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천지일보 주최로 사진전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전설의 무희 ‘최승희’의 육필 사진과 미공개 사진도 최초 공개될 예정이어서 문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천지일보 이상면 대표는 “문화융성과 역사교육이 시대의 화두가 된 시점에 이뤄지는 매우 뜻 깊은 전시회”라며 “진정한 문화강국은 옛 것을 토대로 새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에서 비롯된다. 이번 전시회가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거주했던 외국인들이 찍어서 소장하고 있던 것을 정성길 계명대 명예박물관장이 40여 년간 전 세계를 돌며 직접 수집한 것들로 기록유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강화도 조약 사진, 조선의 마지막 왕손 이구를 비롯한 왕족들이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하는 모습, 위안부로 강제 이송되는 여성들의 모습, 3.1만세운동 모습 등의 역사적 사건이 담긴 사진은 우리의 굴욕적인 순간을 되돌아보게 함으로써 다시는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다짐하게 만든다.

또 전설의 무희 최승희 미공개 사진과 육필, 마지막 황태손 이구 어린 시절 미공개 사진, 등은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무용계와 예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정성길 관장에게는 이 사진 외에도 7만 점이나 되는 기록사진을 갖고 있다. 이는 그가 우리의 왜곡된 역사를 규명하고 바른 역사의식을 갖도록 하고자 사재(私財)를 다 털어 모은 숭고한 가치가 있는 사진이다. 전시되는 사진 중 100년 전 광화문과 숭례문 사진은 광화문과 숭례문 복원 과정에서 중요한 사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럼 정 관장은 무슨 연고로 사진을 모으게 됐을까. 그 시작은 그가 의사로 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더 차원 높은 의술을 익히고 싶어 1974년 독일에 물리치료를 배우러 가면서부터다. 우연히 독일인 신부가 갖고 있는 우리나라 모습이 담긴 옛 사진을 발견하면서 그는 우리의 역사가 외국 사람의 손에 넘어가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그때부터 사진을 모으기 시작했다.

워낙 귀한 사진들이기 때문에 모으는 데도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는 자신의 집은 물론 운영하던 유리공장까지 파는 등 사재를 다 털었을 뿐 아니라 특허를 내서 벌게 된 돈 마저 사진들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충당했다. 그는 지금까지 특허만 43개를 냈을 정도로 뛰어난 발명가다. 각종 대회에서 발명왕 상을 받기가 일쑤였다.

이런 그에게 더 큰 관심은 발명이 아닌 다른 데 있었다. 바로 외국 선교사들이 찍어놓은 옛 우리 선조들의 사진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선교사들의 유족을 찾기 위해 몇 년이 걸려 수소문한 끝에 어렵게 찾아내 구한 사진들도 상당하다. 특히 일제의 만행이 드러나 있는 사진을 발견할 때면 그에겐 힘든 순간들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에너지가 됐다. 일본의 우리역사 왜곡을 입증할 자료로 사용할 역사적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서 7만장에 이르는 기록사진을 모았고, 유리원판으로 된 필름도 3500장이나 갖고 있다. 그는 이같이 모은 사진을 가지고 그간 홀로 직접 수많은 전시를 하면서 우리 역사를 알렸으나, 대다수가 그냥 단순히 사진을 보는 데 그쳤다는 점에 안타까워했다.

정 관장은 “사진을 모은 것은 흩어진 역사를 모아서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려고 했던 것”이라며 “이는 곧 끊어진 역사를 이어주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아주기 위한 작업”이라 설명했다.

또한 “100번의 말보다도 사진 1장으로 많은 분들이 우리가 어떻게 살았고, 우리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읽고,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사진 속에서 발견하리라 본다”고 많은 관람을 부탁했다.

전시 오프닝은 18일 오후 2시 진행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