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산책] 영계백숙
[별미산책] 영계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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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김영복 원장

‘영계백숙’은 영계를 잡아 잔털을 말끔히 뽑아내고 깨끗이 씻어서 항문 쪽을 조금만 자른 다음 내장을 다 들어내고 배 안을 깨끗이 씻어낸다. 그리고는 미리 물에 불려놓은 찹쌀과 밤·마늘·대추 등을 배 안에 넣고 실로 잘 동여 맨 다음 국물이 뽀얀 유백색이 되도록 통째로 맹물에 백숙(白熟) 상태로 바특하게 고아낸다.

뚝배기에 닭 한마리가 쏙 들어가는 ‘삼계탕’은 여기에 특별히 수삼(水蔘)을 더 쓰고 국물을 넉넉히 부어 끓인 것으로, 일반 닭 대신 오골계를 쓰기도 한다.

처음에는 센 불에서 시작하여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해서 뽀얀 국물이 우러나도록 한 시간 가량 푹 곤다. 젓가락으로 찔러 보아 뱃속에 든 찹쌀이 푹 퍼지고 닭고기도 익었으면 다 끓여진 상태다. 먹기 전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입맛에 따라 잘게 썬 파를 넣는다.

옛 어른들은 이른 봄에 부화된 햇병아리를 5∼6개월 정도 키워서 영계백숙을 해 먹었다. 요즘은 품종개량과 사육기술의 발달로 사육기간이 3분의1 정도로 줄어서 35∼38일 가량 키우면 1500g 내외의 큰 닭이 된다.

삼계탕용으로 기르는 닭은 ‘삼계’라고 하는데, 27일 가량 키워도 무게가 450∼600g에 불과하고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산란계 웅추(雄雛)나 육용 종계를 키워서 삼계탕용으로 출하하기도 하지만 약간 육질이 퍽퍽한 감이 있다.

젓가락으로도 쉽게 떨어져 나오는 닭 살점을 소금에 살짝 찍어 입안에 넣으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인삼 등의 향과 어우러져 입안에 척척 감긴다. 여기에 인삼주 한 잔 곁들이면 어느새 더위는 저만치 물러가고 신선이 따로 없다는 만족감에 젖는다.

양반이나 부자들의 약선(藥膳)음식이었던 삼계탕이 대중화된 것은 닭고기가 대중들이 먹을 수 있게 된 1960년대 이후의 일이다. 닭고기보다 더 비싼 인삼도 삼계탕 대중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1910년대부터 인삼가루가 부자들에게 인기를 모으자 약으로 먹던 삼계고 삼계음을 벗어나 요리에서 인삼가루가 등장한다.

1950년대 인삼가루를 넣은 닭국물이 등장하면서 식당주인들은 ‘계삼탕’이란 이름을 붙이고 영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대중화는 좀 더 시간이 걸린다. 1960년대 이후 인삼가루가 아닌 생 인삼인 수삼水蔘이 정부규제 완화와 냉장시설의 발달로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되자 상인들은 계삼탕보다 인삼에 방점을 둔 삼계탕이란 이름을 내걸고 영업을 한다.

1960년대의 과도기를 거쳐 육류 소비가 급증하게 되는 1975년 이후에 닭 한 마리와 인삼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삼계탕은 여름 최고의 보양식으로 등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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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연 2013-10-14 21:38:02
영계백숙 건강식으로 최고죠
땀 흘리면서 먹으면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