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김영복 원장

◆칠향계(七香鷄)

조선조 영조 42년에 유학자 유중림(柳重臨, 1705~1771)의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칠향계법(七香鷄法)’이라고 하여 살찐 암탉의 뱃속에다 도라지ㆍ생강ㆍ파ㆍ천초ㆍ간장ㆍ식초ㆍ기름 등의 칠미(七味)를 섞어 채우고 항아리에 담아 밀봉하여 중탕으로 찌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빙허각(憑虛閣) 이씨(李氏)의 <규합총서(閨閤叢書)> 에도 ‘닭 가슴에 인삼 대신 도라지 등을 넣고 푹 곤 칠향계(七香鷄)’라는 조리법이 나와 있다.

칠향계(七香鷄)는 살찐 암탉의 배 안에다 도라지, 생강, 파, 천초, 간장, 식초, 기름 등 칠미를 섞어 채우고 항아리에 담아 밀봉하여 중탕한 찜이다.

재료로는 묵은 암탉, 삶은 도라지 1뿌리, 생강 4∼5쪽, 파 1자밤, 천초(초피) 1자밤, 지령(간장) 1종주(종지), 기름 1종주, 초 1/2종주를 준비하여 살찌고 묵은 암탉을 깨끗이 튀하여 아래로 구멍을 내고, 내장을 빼어 속을 씻는다.

삶은 도라지 1뿌리, 생강 4∼5쪽, 파 1자밤, 천초 1자밤, 지령 1종주, 기름 1종주, 초 1/2종주 이 일곱 가지를 닭 속에 넣고 남은 양념을 한데 섞어 오지항아리에 넣는다. 유지로 부리를 동여 막고 사기 접시로 덮고 솥 가운데 중탕 ‘자증(煮蒸)’하여 쓴다.

한편 주방문(酒方文)에는 ‘칠계탕(七鷄湯)’이라는 이름으로도 나온다.

◆오골계(烏骨鷄)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오골계를 약용(藥用)이나 식용(食用)으로  많이 쓰는데, 고려시대의 승려 신돈(辛旽)은 검은 닭을 넣어 끓인 탕을 먹고서 양기를 보충했다고 한다.

조선 후기의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와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는 오골계에 대해 “적흉백오계(赤胸白烏鷄)가 사람에게 아주 좋되 뼈가 푸른색이어야 진짜 오골계이다. 겉으로는 알기 어렵고 눈과 혀가 검어야 뼈가 푸른 법이다”라고 하였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따르면 오골계는 풍을 예방하고 여성의 산후조리에 좋으며 늑막염과 노이로제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오골계에 백삼, 황기, 대추 등을 넣어 푹 고아 베보자기에 짜서 복날마다 한 사발씩 마시면 더위에 지치지 않는다고 하는 복중의 필수 보양음식이다. 검은 영계에 찹쌀, 백삼, 마늘, 대추 들을 고아서 먹기도 한다.

◆계고(鷄膏)

중국 본초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계고(鷄膏, 살찐 닭)가 보양(補陽) 보익(補益)시켜 속이 차가워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또한 허준선생이 지은 동의보감에서는 ‘닭고기에는 독이 약간 있으나 허약한 것을 보호하는데 좋기 때문에 식사요법에 많이 쓴다. 그러나 풍이 있는 사람과 뼈에 열이 있는 사람은 적당치 않다’고 하였다.

재료로는 늙은 닭 1마리, 생도라지 1뿌리, 생강 80g, 육계 20g, 산사 20알, 밤 10알이 필요하다. 이 재료들을 물에 달여서 약 찌꺼기를 짜낸 후에 닭 뼈를 추려내고 고약처럼 되도록 달여서 먹는다. 이것은 제중신편에서는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인삼 대신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피가 부족한 사람은 백작약(술에 하룻밤 담갔다가 노르스름하게 볶은 것) 8g을 넣고 양기가 부족한 사람은 부자 8g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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