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0년 광화문 ‘세종 이야기’ 전시관에서 선보인 한글 작품을 관람객들이 살펴하고 있다. (천지일보 DB)

한글날, 반포일 근거로 제정… 국민 42%가 몰라
정부, 공공언어부터 한글 아름답게 쓰기 실천 운동
한글문화연대, 세종대왕 기리는 노래 제작해 알려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한글날이 국경일이자 공휴일임을 정확히 아는 비율은 응답자의 절반(52.1%)에 그쳤고, 한글날이 공휴일인지 모르는 사람이 3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반포한 해를 정확히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65.3%). 한글날이 반포일을 근거로 제정된 것을 모르는 경우도 42.2%에 이르렀다. 15세기 훈민정음 반포 당시와 현재의 한글 자모의 수를 정확하게 아는 비율은 55.8%에 그쳤다.

세종대왕은 한자 쓰기를 어려워하는 백성을 위해 ‘글’을 창제했다. 이것이 ‘훈민정음’이다. 쓰기 쉽고 어느 사물․상황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우리 한글은 백성을 사랑하는 왕의 마음 곧 ‘바른 정치’에서 비롯됐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공문서에는 뜻을 가늠할 수 없는 어려운 외래어․외계어 표기가 남용되고 있다.

국어의식이 빈곤해지고, 심지어는 세대 간 단절이 심화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및 제567돌을 기념해 정부는 앞장서서 ‘쉬운 공공언어 사용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선 국어기본법 개정(국어책임관을 보좌하는 국어전문인력 배치)과 쉬운 공공언어 인증제도의 도입, 국립국어원의 상담지원 활성화 등을 통해 정부의 ‘쉬운 언어 쓰기 활성화’를 지원한다.

또 각 부처에 정책 및 보도자료 속의 전문 용어를 쉬운 말로 정리하고, 산하 공공기관 및 단체에서 공공언어 개선에 힘쓸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한글 창제한 ‘세종대왕 노래’ 보급

다음은 최현배 작사, 박태현 작곡의 ‘한글날 노래’의 1절 가사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 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 한글은 우리자랑 문화의 터전 / 이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나라의 힘이 ‘글’에 있음을 시사하며, 과학적이고 자랑스러운 한글에 대한 정신을 담고 있다.

최근 한글문화연대는 ‘한글날 노래’와 더불어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을 기리는 노래’를 만들어 음원을 공개하고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노랫말을 쓴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지난 2012년 한글날을 공휴일로 되찾기 위해 열심히 뛰어 다녀 한글날이 공휴일이 됐다”며 하지만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기리는 변변한 노래하나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 노랫말을 썼다”고 말했다.

작곡가 이현관은 “기념식 때만 트는 교과서 속의 노래가 아니라 평소에 우리 국민이 감상하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로 만들고 싶었다”며 “유행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런 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어느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작법으로 곡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성악가가 아니라 대중가수가 불러도 좋을 노래라는 것이다.

세종대왕 노래 ‘그날엔 꽃이라’의 노랫말 속 ‘나’는 세종대왕을, ‘뿌리’는 백성을 은유적으로 가리키고 있다. 나무에서 화려하게 보이는 잎과 가지인 ‘나’는 어두컴컴한 땅속의 ‘뿌리’가 아니지만, 그 뿌리 위에 살고 있다. ‘나’는 뿌리의 이야기를 듣고 뿌리가 말하게 해 언젠가는 뿌리와 만나 결국 하나가 된다. 나와 뿌리가 함께 땅 위에 쓴 역사와 문화가 훗날 반드시 꽃으로 피어난다. 어리석은 백성이 제 뜻을 펼 수 있도록 한글을 창제한 세종의 민본사상이 어떻게 문화로 열매 맺는지 노래한다는 의미다.

한편 ‘그날엔 꽃이라’는 지난 1일부터 디지털 음원으로 유통하고 있다. 현재 주요 방송국의 심의를 모두 마친 상태이며, 이로써 567돌 한글날에는 제대로 된 기림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세계 곳곳에 한국어과가 개설될 정도로 세계는 지금 ‘한글’에 주목하고 있다. 한글을 사용하는 한민족,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아름답게 지켜 나갈 것에 대한 올바른 생각과 실천이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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