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공휴일 지정·정전 60년 기념,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일대기

“한국인이 괜스레 다른 나라를 귀찮게 해서 되겠어요? 하루에도 당신 같은 사람이 수없이 온다고요!”

결국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려는 순간, 우연찮게 KBS TV ‘아침을 달린다’란 프로에 출연한 한한국의 평화지도 제작을 보고 오태수 주간이 감동하여 여러 언론 방송국과 함께 취재를 요청하자 겨우 프랑스 대사와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때까지 프랑스 대사에게는 보고조차 안 된 상태였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그의 작품 복사본을 보게 된 프랑스 대사가 크게 감동한 나머지 당장 기증 전달식을 갖자는 연락을 해왔다. 한한국은 곧바로 당시 한글학회 부회장이었던 연세대 김석득 석좌교수와 함께, 2m 80㎝의 한글로 그린 <프랑스 평화지도>를 대사관으로 가져가 프랑스 대사 앞에 당당하게 펼쳐 놓았다. 실제 작품을 보게 된 프랑수아 데스꾸엣 대사는 그의 작품 앞에 무릎을 꿇어 경의를 표했다. 그러고는 작품 설명을 끝까지 들은 후 한한국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와 당신은 정말로 비슷합니다. 내 이름은 프랑수아인데 당신은 한국이군요?”

“네, 이름에 각자 나라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이, 정말 대사님과 저는 신기하게 닮았네요. 그래서 더욱 반갑습니다.”

한한국의 말을 들은 프랑수아 대사가 기뻐하며 말을 이었다.

“오늘부터 한국의 한한국이란 작가는‘ 한국의 리갈’입니다.”

한한국의 한글 <프랑스 평화지도>에 얼마나 큰 감명을 받았던지 프랑수아 대사의 극찬이 쏟아졌다. 프랑수아 대사가 언급한 리갈은 프랑스의 유명한 화가이다. 리갈은 28세인 1955년부터 그림을 시작했으나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다가, 1973년 유니세프에서 그의 그림을 연하장에 사용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섬세한 그림으로 유명한 그는 자신의 예술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이른바 ‘쓰레기의 재발견’이라 칭해지는 티슈, 수채물감, 인도잉크 등을 활용한 새로운 기법을 창안해 냈다. 마치 한한국이 세계 최초로 1㎝ 한글지도를 그렸듯이 말이다.

더욱 엄청난 사건은 프랑수아 대사가 공관의 중앙 홀 정면에 걸려 있던 피카소의 작품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한한국의 한글<프랑스 평화지도>를 걸었다는 것이다. 그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피카소는 그림을 그리는 데 20일이 걸렸고, 리갈은 3개월이 걸린 반면, 한한국 작가의 작품은 1년이 걸렸습니다. 예술작품은 염원과 정성의 산물이기 때문에 피카소 작품을 떼고 한한국 작품을 걸어놓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프랑수아 대사는 한한국을 향해 격려의 말 또한 아끼지 않았다. 

한한국· 이은집 공저

▲ ‘한글프랑스평화지도’ ‘리갈’작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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