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공휴일 지정·정전 60년 기념,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일대기

▲ 1원에 기증한 대북반출승인서
“고저 규모도 대단하지만서리 ‘우리는 하나’라는 구호가 좋습네다. 남측에선 요즘 한반도 깃발이나 ‘우리는 하나’ 같은 구호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습네까? 고런 면에서 한한국 선생은 아주 간이 큰 작가 같습네다. 한 선생의 작품이야말로 반드시 북·남의 평화와 화합에 기여할 작품이 아닙네까? 남측에 이런 대단한 세계적인 예술가가 있는 줄 몰랐습네다!”

남·북을 오가며 고미술을 거래하는 이모 씨가 이 작품의 거래를 적극 추진했다고 한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가까운 친척인 김모 씨가 그의 작품에 대한 정보를 듣고 접근해 왔다고도 한다. 하지만 북한과 교류를 하자면 통일부에서 북한주민 접촉승인서부터 받아야 했다. 기다리던 차에 승인서가 떨어져 한한국은 북경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북한 당국자들과 만났다.

“한한국 선생의 작품에 대해서는 우리도 훤히 알고 있습네다. 뉴욕 남조선문화원에서 단독전시회로는 백남준 선생의 추모전에 이어 두 번째로 한 달간이나 열렸다지요?”

“네, 그때 뉴욕한국문화원에 대한민국 최초로 영부인이신 김윤옥 여사께서 관람하셨습니다.”

이렇게 기분 좋게 시작된 한반도 평화지도 <우리는 하나>의 반출 협상은 그러나 시작과는 다르게 복잡하게 얽혀 들어갔다. 그런 전례가 없는 탓인지 작품가의 책정부터 문제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라면 무상으로라도 기증하고 싶었던 한한국이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9개도에 평화·화합의 지도를 기증한 것도, UN 22개국 기념관에 한글 세계평화지도를 기증한 것도, 모두 무료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만약에 자신의 작품에 가격을 매긴다면 그것은 자신의 예술혼을 모독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북측에선 의외로 그건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어떻게 공짜로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반드시 가격이 매겨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한국은 궁여지책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럼 조건이 있습니다.”

“그게 뭡네까?”

“바로 조건이 없는 게 조건인데요, 작품가를 단돈 1원으로 해주십시오! 1원은 상징적인 값이잖습니까?”

예전에 동호대교도 1원에 낙찰되어 동아건설에서 공사를 하게 되지 않았는가. 더군다나 남·북의 통일을 상징하는 작품을 어떻게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 그 때문에 한한국 역시 단돈 1원에 한반도 평화지도인 <우리는 하나>를 북으로 보내기로 한 것인데, 이것이 성사된다면 운명적인 일에는 하늘도 동참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터였다.

한한국· 이은집 공저
 

▲ (한글)브라질 평화지도 World Peace Map- Brazil 1994~2013 (약 6개월) ●제작목적: 세계평화와 브라질의 평화를 위한 ●작품크기: 2m50㎝ X 2m ●서체: 한한국평화체 ●작품내용: 브라질의 문화역사, 성경말씀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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