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공휴일 지정·정전 60년 기념,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일대기

밀고 당기는 것만 수차례. 결국 북측 관계자들도 사심 없는 한한국의 진심을 알고 나서 조건부 수락을 했다.

“좋습네다! 그럼 우리 북측에서도 조건이 있습네다.”

“그게 뭡니까?”

“이런 사실을 비밀로 해주기 바랍네다! 어떤 언론 매체에도 보도가 되면 안됩네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끝
나기 전에는…….”

굳이 이런 조건을 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북측의 사정을 감안하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좋습니다. 아시다시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제 작품은 <통일>과 <우리는 하나> 두 작품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북에서 <통일>을, 남에서 <우리는 하나>를 각각 보관하면 어떨까 싶은데요.”

“아닙네다. 우리 북측에서는 이미 <우리는 하나>를 접수하기로 선택했습네다. 남측에서 <통일> 작품을 보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네다.”

이렇게 하여 북한에는 <우리는 하나> 대작을 보내고, 남한에는 <통일>작품을 보관하게 된 것이다.

북측과 한반도 평화지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돌아왔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그들에게 작품을 넘겨 줄 수는 없었다. 그전에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피 흘린 열사들이 묻혀 있는 국립 5.18민주묘지에 가서, <우리는 하나>를 영령들 앞에 펼쳐 놓고 평화기원제를 드리고 싶었다.

한한국은 곧바로 생각을 실행으로 옮겼다. 대형 차량에 작품을 싣고 가서 50여 명의 지인들과 함께 행사를 치르게 되었다. 너무나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모두들 땀을 뻘뻘 흘리며 망월동 국립묘지 광장에 세로 7m나 되는 <우리는 하나>를 펼쳐 놓았다. 그런데 이 무슨 조화일까. 갑자기 소나기라도 쏟아질 듯해 작품 아래에 커다란 골판지를 깔아놓았는데, 정작 염려했던 비는 내리지 않고 바닥의 골판지만 흠씬 젖어 있는 것이었다.

“이건 망월동의 영령들이 감동하셔서 눈물을 흘리신 겁니다.”

한한국은 지금까지도 이 영령들의 신비로운 눈물의 추억을 잊을 수가 없다. 한편 난관은 또 다른 난관을 달고 나타났다. 그 무렵 뜻밖에도 숭례문이 불타는 화재가 발생하자, 문화재청에서 부랴부랴 그의 작품의 원본 사진을 남겨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7m 규모의 초대형 작품을 쉽사리 사진으로 찍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더구나 광주 망월동에서 제사를 지내고 서울로 돌아오자 비가 억수로 퍼부어 아무데나 펼쳐 놓을 수도 없었던 것이다.
 

▲ (한글)사우디아라비아 평화지도 World Peace Map- Saudi Arabia 1994~2013 (약 8개월) ●제작목적: 세계평화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평화를 위한 ●작품크기: 2m90㎝ X 2m10cm ●서체: 한한국평화체 ●작품내용: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화역사, 평화의 시, 성경말씀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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