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간 통화내용을 유출한 주미대사관 소속 참사관 K씨에게 파면 처분이 내려졌다. 외교부가 징계위원회를 통해 최고 수준의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정부의 단호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3급 비밀에 해당하는 한미정상간 통화내용을 그것도 특정 정당에게 유출한 것은 공직자의 윤리문제를 넘어 그 자체가 명백한 범죄행위다. 외교부가 스스로 내부 기강을 확실히 다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그러나 K참사관이 유출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고 자신의 SNS에도 올린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 대한 후속조치는 적반하장이다. 강 의원은
지난 10일 당정청회의 개최 직전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간 사담이 외부에 알려질 때만 해도 문재인 정부의 핵심인사들이 보는 공무원의 ‘복지부동’ 판단이 편견이라는 공직사회의 불평이 뒤따랐다. 공직자들은 김수현 실장이 말한 공무원 행태가 (집권) “2년차가 아니라 집권 4년차 같다”는 말에 부정하면서 나름대로 일하고 있다는 항변을 했던바, 이번에 발생한 주미대사관 소속 외교관의 3급비밀 문서 유출사건을 접하게 되니 공직사회가 복지부동에 더해 스스럼없이 일탈행위를 하고 있음은 레임덕 현상마저 의심할 정도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헌법 7조 1항). 그리고 7조 2항은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우리 헌법은 명확하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명문화 하고 있다. 공무원이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에 봉사하거나 내통하고 있다면 이미 정상적인 국가가 아닐뿐더러 그 정치도 후진국 행태에 다름 아닐 것이다.지금 한국에서 그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주미대사관에 근무하는 한 외교관이 고교 선배인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한미 정상 간의 통화내용을 유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