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당의 기본 윤리까지 망칠 것인가
[사설] 정당의 기본 윤리까지 망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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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간 통화내용을 유출한 주미대사관 소속 참사관 K씨에게 파면 처분이 내려졌다. 외교부가 징계위원회를 통해 최고 수준의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정부의 단호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3급 비밀에 해당하는 한미정상간 통화내용을 그것도 특정 정당에게 유출한 것은 공직자의 윤리문제를 넘어 그 자체가 명백한 범죄행위다. 외교부가 스스로 내부 기강을 확실히 다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

그러나 K참사관이 유출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고 자신의 SNS에도 올린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 대한 후속조치는 적반하장이다. 강 의원은 내가 뭘 잘못 했느냐며 오히려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을 알렸다는 주장이다. 한 술 더 떠서 ‘야당탄압’을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검찰수사가 진행될 것이기에 좀 더 지켜보겠지만 면책특권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강 의원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언제까지 강 의원을 감싸줄 수 있을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보수의 개혁’을 주장하는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에서 말하는 보수의 개혁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워 보인다. 29일 열린 자유한국당 중앙윤리위는 ‘세월호 망언’ 논란을 빚은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과 ‘경고’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것을 당 윤리위의 징계라고 내놓은 자유한국당의 현실을 보노라면 서글픔마저 든다. 이런 정당이 누구를 비판하고 또 누구를 탓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바른미래당도 31일의 윤리위원회 징계 안건 심의를 앞두고 계파 갈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징계 안건에 하태경, 이준석 최고위원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당 윤리위의 ‘공정성’에도 상처를 내고 있다. 명색이 공당이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이 유리하면 합리적이고 불리하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말인가. 이젠 자당의 윤리위까지 뭉개는 이런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하태경 최고위원의 어르신 폄하 발언은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내년 총선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단호하고 더 가혹하게 일벌백계로 화답해야 한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윤리위의 공정성 문제를 시비 걸며 계파주의로 접근하려는 태도는 부끄럽다 못해 저급하다. 바른미래당은 ‘제3지대 정치세력’의 구심체로 거듭나고자 하는 정당이다. 그렇다면 그런 가치에 부끄럽지 않도록 당 윤리위부터 국민의 눈높이 보다 더 냉정하게 접근하는 것이 상식이다. 뼈를 깎는 노력, 바른미래당은 쇼나 허언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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