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신임 종정(宗正) 스님에 추대된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가운데)이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릴 고불식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대한불교조계종 신임 종정(宗正) 스님에 추대된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가운데)이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릴 고불식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만장일치로 성파스님 추대

진제, 3월 25일 임기 만료
 

조직도 맨 위에 있는 직책

‘종통’ 승계하는 권위·지위

징계 사면·복권 등 권한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행스님) 종단의 정신적 최고 지도자 자리인 종정(宗正)에 성파(82)스님이 추대됐다. 종정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조계종은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제15대 종정추대회의를 열고 성파스님을 만장일치로 종정에 추대했다. 이날 종정추대회의는 연임한 현 종정 진제스님의 임기가 내년 3월 25일 만료되면서 10년 만에 열리게 됐다.

새 종정 후보로는 성파스님과 함께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 조실 대원스님,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도 올랐으나 성파스님을 추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 기관 안내. (출처: 조계종 홈페이지 캡쳐)
조계종 기관 안내. (출처: 조계종 홈페이지 캡쳐)

종정은 피라미드 구조의 조계종 조직도에서 가장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는 직책이다. 종정은 종단의 원로 격으로 정신적 지주로 평가받고 있다.

조계종 종헌에 따르면 종정은 종단 신성을 상징하며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갖는다. 전계대화상을 위촉하며, 포상 및 징계의 사면·경감·복권을 행사할 수 있다. 종단 비상시에는 원로회의 재적 3분의 2 이상 제청으로 중앙종회를 해산할 수 있다.

종단 행정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실권은 없지만, 부처님 오신 날 등 주요 행사와 안거를 맞아 법어(法語)를 내린다. 또 종단의 모든 스님에게 계(戒)를 수여하는 전계대화상(傳戒大和尙) 위촉권, 스님들에 대한 포상과 징계의 사면, 복권 등의 권한을 갖는다.

그동안 종정으로는 효봉·청담스님 등 선승(禪僧)들이 추대돼왔다. 제13·14대 종정은 진제스님이었다. 스님은 2012년에 이어 2017년 제14대 조계종 종정으로 재추대돼 종단을 이끌었다.

조계종의 조직도에서 보면 종정은 최상위에 있는 직책이 있지만, 사실 모든 실무를 관장하는 직책은 따로 있다. 조계종단의 모든 살림이 처리되려면 종무행정을 총괄하는 종단 대표의 ‘총무원장’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처음부터 총무원장의 영향력이 이렇게 막강하지는 않았다. 조계종은 1962년 통합종단 출범 이후 종단의 기틀을 다지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왔다. 당시 종정이 종단의 대표자로서 인사권과 재정권을 모두 갖고 있었다. 이후 종정 중심제에서 총무원장 중심제로 바뀌는 과정을 겪으면서 총무원장이 종단의 대표자로 대외적인 활동에 나서게 됐다.

이후 1994년 종단개혁을 통해 총무원장 중심제에서 교구본사 중심제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총무원장의 실질적인 권세나 권리는 막강하다.

한편 1939년 경남 합천에서 출생한 성파스님은 1960년 통도사에서 월하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봉암사 태고선원 등에서 26안거를 지냈다. 스님은 1980년부터 제5·8·9대 중앙종회 의원을 역임했고, 1981년 제15교구 본사 통도사 주지를 맡기도 했다. 2014년 조계종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품수한 뒤 2018년에는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에 추대됐다. 현재 조계종 원로의원 중 한 명이다.

성파스님은 그림과 글씨, 도예 등 전통 공예에 재능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간 옻 염색전과 옻칠 불화전, 민화전 등을 열며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