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정숙
긴장의 뱃고동
푸른 융단 위 청정 마시고
설레는 마음
솜사탕 만든다

시골 아낙네 훈훈함
바람 가로질러
섬 주위 뿌리고
유배 온 선비 한양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망주봉 눈에 넣었다

사랑 있어 행복 있고
아름다워 황홀 울어대고

벗 있어 외롭지 않은 밤
길게 늘어진 게살은
밤의 향기를 간지럽힌다

-약력-
서정문학 시부분 등단
부천여성문학 회원
2002, 2003년 전민족시조 부분 입상
2003년 부천복사골시민백일장입상
2003년 지역주민 명예기자 위촉
2005년 부천시민시조전통백일장입상
2011년 부천시민시조전통백일장 장원

-시평-
처서를 지난 이맘때 쯤 유배 온 선비가 한양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역사를 간직한 군산 선유도에 가보라. 불빛들 치열하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진 선유도의 밤을 만난다는 것은 기쁨이리라. 모든 것 나누며 살다 떠나는 물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보라. 물처럼 맑은 세상, 물처럼 깨끗한 마음, 물처럼 포용하는 마음을 가지면 내 모습도 본래 물처럼 맑은 것이었음을 알게 되리라. 차정숙 시인은 <사랑 있어 행복 있고/아름다워 황홀 울어대고/벗 있어 외롭지 않은 밤/길게 늘어진 게살은/밤의 향기를 간지럽힌다>라며 선유도의 밤을 노래한다. 밤이 없다면 절대 순환의 이치인 낮이 그토록 눈부실 수 있을까? 땅이 없다면 하늘이 있을 수 있을까? 사랑이 없다면 행복이 있을 수 있을까? 벗이 없다면 내가 있을 수 있을까? 차정숙 시인이 우리에게 풀어 놓은 선유도의 상념이 부드럽고 아름다워 즐거운 공감에 이른다. (최주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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