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n차 감염 우려가 현실화된 3일 오후 오미크론 변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의 한 교회의 모습. ⓒ천지일보 2021.12.3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n차 감염 우려가 현실화된 3일 오후 오미크론 변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의 한 교회의 모습. ⓒ천지일보 2021.12.3

미추홀구 교회서 오미크론 첫 집단감염 의심사례

“엄정히 대응해야”…시민·자영업자·지자체 분노

[천지일보 인천=임혜지, 김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일명 ‘오미크론’이 인천을 덮치며 지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오미크론 국내 첫 확진자인 목사 부부의 거짓말로 생긴 방역 구멍의 여파가 지역 교회까지 덮치면서 충격의 강도가 더해지고 있다.

감염 위기감이 본격화된 시점은 지난달 24일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목사 부부가 이달 1일 오미크론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서였다. 특히 이들 부부가 최초 역학조사에서 “방역택시를 탔다”고 했지만, 사실은 우주베키스탄 국적 지인 A씨가 운전하는 차량을 탄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고조됐다.

결국 A씨 역시 오미크론에 확진됐다. 문제는 그가 양성판정이 난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 동안 격리 없이 지역 곳곳을 누비며 일상생활을 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400여명이 참석한 지역 대형교회 행사에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90여명의 접촉자가 생겼고 이중 A씨의 부인, 장모, 지인 등 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들에 대해서는 오미크론 여부 검사가 진행중이다.

더구나 A씨 부인과 장모가 지난달 28일 인천 미추홀구 C교회에 예배에 참석했는데 이 교회에서도 오미크론 감염 의심자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이 교회에서 추가 확진자 보고가 나온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이들 3명이 교회에서 접촉한 411명과 이 교회 다른 시간대 예배에 참석한 369명에 대한 검사를 전날부터 진행하고 있다.

당국은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 오미크론과 관련한 시설 내 집단감염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추가 확진자 규모는 시시각각 변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준 중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규모가 정리되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날 본지가 만난 지역 인근 시민들은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현모(60)씨는 “코로나19 시국에 왜 외국을 다녀왔는지 이해가 안되고, 외국을 다녀올 수 있다고 해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왜 거짓말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더군다나 이 사람들이 목회자라고 하니까 더 화가 난다. 결코 가볍게 봐야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현미(50, 여)씨는 “정말 예상치 못했다. 기가 차서 당혹스러울 뿐”이라며 “내내 재택근무를 하다가 최근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질 줄 몰랐다”고 했다. 그는 “불안해서 앞으로 출퇴근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면서 “사회에 위로가 되어주지는 못할망정 목사가 거짓말로 방역에 혼란을 줬다는 게 용납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확진자의 허위 진술로 지역주민들이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됐는데 사소한 거짓말 하나가 공동체를 얼마나 큰 위험에 빠뜨리는지 뼈저리게 경험해왔음에도 또 이같은 사례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며 “이 부분에 대해 사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고, 방역 관리에 허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철저히 확인하는 것은 물론 종교시설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자영업자들은 당장 직격탄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해당 교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제 조금 장사가 되는가 싶었는데 오늘 쏟아지는 보도들을 보니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 같다”며 “나도 다른 교회를 다니고 있는 신자 입장에서, 또 교회로 인해 고통 받는 상황이 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하니 분노를 참을 수 없다. 교회를 다니고 싶은 마음마저 없어진다”고 비판했다.

지역 맘카페에서도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지역 맘카페에는 “방역당국이 빠르게 동선을 파악해 추가 확산을 막았으면 됐는데 한숨이 절로 나온다”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될까 두렵다”는 등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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