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2

곽상도, 아들 50억 수령에 탈당

李, 고발·경선승리로 자신감 찾아

野 “특검해야”… 성남시 방문도

원희룡 “개발 특혜 전부 파헤쳐야”

“여야 불문 전체적 규명” 주장도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 논란으로 새 국면을 맞은 모양새다. 곽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대대적인 반격을 시작했고 국민의힘은 특검과 국정감사를 계속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노컷뉴스는 곽 의원의 아들 곽모(31)씨가 지난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약 6년간 일한 뒤 올해 3월 퇴사하면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수령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바로 긴급최고위원회를 소집했고 곽 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이러한 빠른 대응에는 ‘역풍’ 차단의 이유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9.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9.27

이제까지 코너에 몰렸던 민주당은 곧바로 국민의힘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 외치기 전에 자체적으로 전부 조사해서 스스로 하시라”며 “이것을 알고도 우리 당의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면서 화천대유는 누구의 것이냐고 외치는 그 이중성, 그 얼굴이 참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원유철 전 원내대표, 김수남 전 검찰총장,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이경재 최순실 변호인 등 화천대유 고문에 이름을 올렸던 명단을 나열하며 “대장동 개발사업이 사실 국민의힘발(發) 법조 게이트였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며 “근데 황당하게도 국민의힘은 입만 열면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검경에서 1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과 국정조사 주장은 신속한 수사를 방해하려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9.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9.24

이 지사 측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당초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세가 꺾이는 등 주춤했다. 하지만 호남 경선 과반 득표를 고리로 경선에서도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이 지사 캠프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공직선거법,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곽 의원을 고발했다. 곽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원의 실제 성격에 관해서도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계속해서 SNS를 통해 “제가 부정을 하거나 1원이라도 이득을 봤다면 후보는 물론 공직도 다 사퇴하겠다”며 대장동 의혹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유지해왔다.

이 지사 입장으로선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야당이 대장동 의혹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공세를 퍼부으니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 25일 전남·광주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에게 1위를 내주며 첫 패배를 당하자 위기감을 드러냈었다. 이 지사는 당시 경선 결과 발표 후 “최근 대장동 개발 관련해 많은 얘기가 있는데 이게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전북 경선에서 다시 승리를 거두면서 대세론을 이어갈 전망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9.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9.27

‘역풍’ 여파에도 국민의힘은 계속 특검을 주장하면서 맞섰다. 특히 성남시청을 방문하는 등 여전히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체 사업을 설계한 사람이 이 지사 본인이라고 이미 스스로 밝혔다”며 “반성은커녕 성을 내고 있으니 역대급 뻔뻔함”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말도 안 되는 특혜 구조를 몰랐다면 철저히 무능한 것”이라며 “구조를 알고도 해줬다면 비상식 부패의 공모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은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려 이날 오전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방문해 이 지사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특위 관계자는 “조만간 사건이 전체적으로 다 드러날 것”이라며 “곽 의원 아들 문제에 일희일비하면서 이것이 마치 전부인 양 떠드는 세력들이 궁지에 몰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에게 공조를 주장했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계속해서 특검을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국회에서 아이돌봄 정책공약을 발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는 국회대로 국정조사를 하고, 특검을 도입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히 여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파헤쳐야 한다”며 “화천대유뿐만 아니라 위례신도시 등 근래 10여 년간 진행됐던 경기도의 부동산 개발 사건들, 나아가서는 전국의 이 정권과 연결될 수 있는 개발특혜와 비리를 전부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2차 방송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9.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2차 방송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9.23

일각에선 대장동 의혹에 대해 여야가 아닌 전체적으로 명명백백히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회에서 ‘화천대유 대장동 게이트’ 긴급담화를 열고 “민주당 송영길 대표에게 특검 요구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며 “민주당 주장처럼 이 사건이 ‘국민의힘 게이트’라면, 하루빨리 특검을 통해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제1야당은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모양새”라며 “야당 스스로 철저하게 조사해서 국민께 먼저 이실직고하고 스스로 고발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화천대유가 전방위로 로비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도 그러한 혜택을 본 것”이라며 “이제 여야를 막론하고 개입이 됐다면 제대로 밝혀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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