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출처: 크래프톤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1.6.16
크래프톤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출처: 크래프톤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1.6.16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카카오뱅크가 코스피 상장일 상한가로 장을 마감한 데 이어 둘째 날에도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상위 10위권(보통주 기준)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다음 상장 주자인 크래프톤의 주가 흐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래프톤은 10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증시 개장과 함께 거래가 시작된다.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49만 8000원으로 공모가 기준 시총은 총 24조 3512억원이다. 게임업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시총(약 18조원)을 6조원가량 웃돈다.

앞서 크래프톤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 참패를 겪었다. 크래프톤의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은 243.15대 1, 일반청약 증거금은 5조 358억원에 그쳤다.

이는 같은 날 일반청약을 진행한 원티드랩(시가총액 1600억원)의 증거금보다도 적은 규모다. 원티드랩의 공모 금액은 256억원으로 4조 3098억원 규모인 크래프톤의 공모 금액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원티드랩은 증거금을 5조 5000억원이나 끌어모았다.

이는 기관 수요예측부터 고평가 논란이 일었을뿐더러 주당 가격이 높아 일반 투자자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기관투자자의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이 44.91%로 낮다는 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의무 보유 확약은 배정받은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해당 물량이 낮을수록 단기 매도 물량이 많이 풀릴 수 있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크래프톤의 경우 기관 물량의 절반 이상이 상장 직후 매도될 수 있다.

중국 게임 시장이 규제 압력을 받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지난 8월 3일 중국의 한 관영매체는 “온라인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며 온라인 게임 ‘왕자영요’를 운영하는 중국 기업 텐센트에 강도 높은 비판을 표시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 게임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크래프톤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 게임 시장이 타격을 받으면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향후 주가 흐름이 하반기 출시될 차기작의 흥행 여부에 달렸다고 점치고고 있다.

크래프톤은 하반기 내에 배틀그라운드의 차기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배틀그라운드의 성장 여력과 신작의 성공 기대감으로 기업가치가 우상향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상장 직후 급등하지 않더라도 신작 출시 일정을 적극적으로 겨냥하는 전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상장한 IPO 대어들의 상장 첫날 주가 흐름이 좋았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과 함께 고평가 논란을 겪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따상(시초가의 2배에 상한가를 기록하는 현상)에는 실패했으나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둘째 날 한때 25%를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국내 시통 10위에 안착했다. 이날 상장한 HK이노엔도 공모가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주관사 측에서는 수요예측에 블랙록, GIC(싱가포르투자청), 골드만삭스, 노르웨이중앙은행 등 해외 주요 투자자와 국내 20위권 대형 자산운용사 등 장기투자 성향이 뚜렷한 곳이 참여해 투자자들의 질이 높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상장 직후 유통물량은 많지만 실제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적어 수급에 긍정적이라는 주장이다.

메리츠증권도 크래프톤의 적정 주가를 72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공모가 상단인 55만 7000원 기준 29%의 상승 여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는 게임의 역사를 바꾼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 생존게임”이라며 “지난해 기준 펍지 모바일의 글로벌 매출액은 26억 달러로 중국을 제외한 1위, 게임 역사상 중국과 미국에서 히트한 유일한 IP”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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