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헌정사 최초 검찰총장 직무 배제에도 ‘침묵’… 野 “결자해지 해야“
文대통령, 헌정사 최초 검찰총장 직무 배제에도 ‘침묵’… 野 “결자해지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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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정치권 “대통령 책임정치 사라져“

與 “윤석열 의혹 국정조사 필요”

野 “추미애 등 국정조사부터”

어떤 결단 내리든 후폭풍 거세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헌정사 최초로 직무 배제와 징계를 요청하면서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어 책임정치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장관의 직무 배제와 징계 요청에 법적 다툼까지 예고된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만큼 행정부 수반인 문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이 전날(24일) 추 장관의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지만, 별도의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고 청와대도 이날도 추가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로 인해 사실상 대통령이 윤 총장의 직무 배제를 재가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문 대통령의 침묵과 윤 총장의 거취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연일 문 대통령을 향해 “추 장관의 뒤에 숨은 비겁한 대통령”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면 여권은 “윤 총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이라고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법무부가 공개한 윤석열 총장의 혐의가 충격적”이라며 “시대착오적이고 위험천만한 일이 검찰 내부에 잔존하는지 진상을 규명하고 뿌리 뽑는데 민주당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무부는 윤 총장에 대한 앞으로의 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하라”며 “윤 총장은 검찰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사실 굳이 청와대가 추미애 장관의 보고를 받았고 (대통령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발표를 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냐”면서 “그런데 그 발표를 한 것은 대통령께서도 검찰총장의 거취에 대한 암묵적인 기회를 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차적으로 사퇴할 기회를 드리고, 이분이 끝까지 사퇴하지 않겠다고 버티신다면 적절한 시점에 저는 대통령께서 해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11.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11.23

하지만 야권에서는 정부‧여당으로서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행보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법사위 소속 의원들과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추 장관의 폭거도 문제지만, 뒤에서 묵인하고 어찌 보면 즐기고 있는 문 대통령이 더 문제”라고 맹폭했다.

윤희석 대변인도 “문재인 대통령은 어디 계시냐.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공정하게 처리해 달라’던 대통령 아니셨냐”면서 “대통령만이 추 장관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 대통령이 결자해지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침묵을 했더라도 이 정도면 본인의 의사를 표명하는 게 맞지 않겠냐”면서 “결국 추 장관이 징계 청구를 하고 나면, 징계를 받아주면서 결국은 윤석열 총장을 밀어내기 한 건 내가 아니라 추미애 장관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려고 하는 거냐”고 날을 세웠다.

이외에도 여권은 윤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수사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야권은 추 장관의 각종 의혹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등에 대한 국조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의 거취가 이르면 다음 주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의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리든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윤 총장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핵심지지 세력의 대거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고 해임한다면 보수층의 결집과 중도층의 대거 이탈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 정치 현안에 영향을 미칠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는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결단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1.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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