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정대협, 할머니들 이용해왔다”
윤미향 “열심히 하겠다, 나를 더 이용해달라”
윤미향 남편 대표 맡은 수원시민신문에 보도돼
시민단체 ‘김복동의 희망’ 지난달 1일 임시총회
‘공동대표→운영위원’ 떠났다 돌아온 윤 당선인
할머니 “그 더러운 성노예 소리 왜 하냐” 비판
‘김복동의 희망’, 송시에서 ‘성노예’ 버젓이 사용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을 폭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이용당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은 최근 비영리민간단체 ‘김복동의 희망’의 공동대표직을 그만뒀다가 운영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나를 더 이용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남편인 김모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수원시민신문’은 이용수 할머니가 1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을 폭로하기 바로 전날인 지난 6일 ‘김복동의 희망 4월호 소식지 “여러분이 김복동의 ‘희망’입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수원시민신문은 ‘김복동의 희망’이 지난 4월 1일 임시총회를 개최했다며 안건은 공동대표 선출과 운영위원 선출이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 3월 25일자로 사직한 윤미향 전 공동대표의 빈자리를 손영미 운영위원이 맡기로 결의했고, 윤 전 공동대표는 운영위원으로 새로 맞이했다고 전했다.
또한 수원시민신문은 “윤미향 운영위원은 이임사를 통해, ‘나를 더 이용해달라!’ 했다. 김복동 할머니의 정신을 가장 오래도록 지켜보고 함께 손잡고 왔던 그녀는 앞으로 국회에서 더 바쁜 활동을 통해 할머니의 뜻을 펼쳐가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25일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울분을 토했던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 할머니는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정신대와 위안부는 다르다. 그럼에도 정대협은 30년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을 쭉 이용해왔다”고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사람(되놈)’이 챙긴 것이 아니냐”고 울분을 토하며 말했다.
그는 김복동 할머니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정대협이) 한쪽 눈이 실명됐고, 한쪽 눈은 희미하게 보이는 김복동 할머니를 끌고 미국이고 어디고 다녔다”면서 “할머니가 (살아) 있을 때 잘 해야 되는데 고생시키고 끌고 다니면서 할머니를 이용해먹고 그래놓고도 뻔뻔하게 묘지에 가서 눈물을 흘리느냐”고 윤 당선인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그건 가짜의 눈물이다. 병주고 약주고 하는 그것도 죄인데 죄를 모르고 아직까지 이렇게 있다”면서 “정대협에서 위안부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 못한다.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시민신문은 윤 당선인의 이임사를 전한 기사에서 윤 당선인이 ‘김복동의 희망’ 대표직을 그만두게 될 시점에 해당 단체가 윤 당선인에게 남긴 ‘송사’도 함께 게재했다.
송사에는 ‘윤미향 대표가 현장에서의 30년을 바탕으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수많은 언론 보도에서 보듯,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제 ‘김복동의 희망’이 윤미향 대표를 떠나보낼 시간이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윤미향의 30년은 일본군 성노예 생존자들과 함께한 세월이었습니다. 윤미향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 운동이 시작된 그때부터 아스팔트 인생을 살았습니다. 단 한 번도 할머니들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 할머니가 지난 기자회견에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밝혔던 ‘성노예’라는 문구가 그대로 사용됐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왜 위안부고 성노예냐”며 “(정대협에) 그 더러운 성노예 소리를 왜 하냐고 그러니까 미국에 들으라고, 미국 사람 겁내라고(했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렇게 (할머니들을) 팔아가면서 뭘 했는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수원시민신문의 대표이자 윤 당선인의 남편인 김모씨는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으로부터 고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준모는 지난 25일 “김씨를 사문서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사준모는 김씨가 지난 2015년 9월 정대협의 유럽 캠페인 소식을 다룬 기사를 쓰면서 윤 당선인 개인 명의 계좌를 기재해 윤 당선인과 ‘횡령 혐의’ 공범 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사준모는 김씨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기자 이름으로 기사를 작성한 뒤 지면과 인터넷에 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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