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되는 북측 목선(서울=연합뉴스) 8일 오후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목선을 북측에 인계하기 위해 예인하고 있다.해당 목선은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피 중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이 승선했던 목선으로, 탈북 주민 2명은 전날 북한으로 추방됐다.
8일 오후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목선을 북측에 인계하기 위해 예인하고 있다. 해당 목선은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피 중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이 승선했던 목선으로, 탈북 주민 2명은 전날 북한으로 추방됐다.(출처: 연합뉴스)

불붙는 북한 주민 추방 논란

전광훈 목사 “있을 수 없는 일”

교회 언론회 “명백한 인권유린”

샬롬나비 “정부가 인권 저버린 것”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근 우리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북한 어민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이번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질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보수 개신교계에서도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지난 18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의 유튜브 채널 대담에서 최근 강제북송된 북한 선원 2인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또 최근 유시민 작가가 한 강연에서 “(강제북송된 선원 2인을) 그렇게 받고 싶으면, 자기 집에 방 하나 내주고 받으면 될 일”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라며 “유시민 작가가 북한에서 그 2인을 데려와 달라. 숙박비는 얼마든지 감당하겠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김진태 의원도 전 목사에 말에 “아직도 두 청년이 살아있다면, 데려와 달라. 제가 한 명분 숙박을 감당 할 테니 목사님도 한 분 감당해 달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0.25 문재인 퇴진 철야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0.25 문재인 퇴진 철야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5

한국교회언론회는 북한 주민 강제 북송에 대해 “명백한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지금 국제사회로부터 인권 미개국 내지, 후진국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며 “내년부터 3년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을 맡을 상황인데, 오히려 인권 유린과 인권 무시 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북한 눈치 보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 보호가 선행돼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외면하면 반쪽짜리 혹은 절름발이 인권 국가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북한 인권에 대한 온전한 인권 정책을 펼쳐 나가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샬롬나비)은 “정부가 문명국의 양식·보편적 인권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샬롬나비는 18일 논평을 발표하고 “정부가 남북관계를 탈북자의 인권 입장에서가 아니라 북한 독재자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소위 눈치보기 법으로 처리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사건의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법률에 따라 대한민국 검찰과 경찰이 장기간 철저한 조사로 살해 여부, 살해 방법, 살해 동기 등 모든 사실을 규명해서 국민 앞에 공개했어야 했다”면서 “北 선원들은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 포승줄에 묶이고 안대로 눈을 가린채 판문점으로 이송됐으며, 자신들의 북송 사실을 몰랐던 한 어부는 북한군이 보이자 털썩 주저앉았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측으로 넘어온 북한 주민을 북으로 돌려보낼 때는 적십자사가 인계하는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경찰특공대가 호송을 맡았다”며 “북송에 반발해 자해할 가능성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유만석 목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양심적 병역거부 및 동성애 인식 조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 목사는 “특정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징집을 거부한다면 국방의 의무는 누가 하냐”고 말했다. ⓒ천지일보 2018.5.24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유만석 목사가 지난해 5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양심적 병역거부 및 동성애 인식 조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특히 “대한민국의 현실적 관할 범위로 들어온 탈북민들을 정부가 강제 북송한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며 “대한민국은 이들 탈북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고 이들의 인권보호를 방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동해상에서 나포한 어선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 2명을 7일 오후 3시 12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비난 여론이 일자 통일부는 이들에 대한 조사 결과, 이들이 동해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 배에서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북한 선원 2명을 강제 추방한 데 대한 “헌법 위반”이라는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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