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80~90년대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도 글로벌 스타였던 액션 연기의 양대 산맥인 ‘람보’와 ‘터미네이터’가 공교롭게도 일주일에 걸쳐 곧 개봉된다. 1946년생 실베스터 스탤론, 1947년생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나이도 한 살 차이다. 곧 70대 중반이 되는 이 왕년의 액션스타들은 지금의 40~50대 중년 세대들의 초년생 시절 방 벽 곳곳이나 책받침에 끼워질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일흔을 훌쩍 넘긴 전설들이 돌아와 여전히 왕성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고 활동하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까. “나이 먹고 왜 저러니?” “이제 좀 쉬지?”라고 비아냥대는 부정적 멘트를 날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급하게 변하고 몸은 늙었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들의 오래된 육신이 아니라 여전히 죽지 않고 불타오르는 두 스타의 에너지와 열정일 것이다.

최근 한국땅을 밟은 아놀드 슈워제네거도 기자회견에서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화 속 인물이 늙었을 뿐이죠(웃음)”라며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깊은 애정과 도전을 내비쳤다. 이 두 스타가 30년 넘게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비결이 중요한 게 아니다. 충분한 돈도 있고 집에서 놀 수 있지만, 여전히 젊다고 생각하는 스스로를 신뢰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굳은 의지는 건강을 상징하고 강인함을 보여준다.

영화 속 람보와 터미네이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고 견고하다. 30여년이 지났지만 이 두 캐릭터는 스탤론과 슈워제네거를 의미하고 이미지를 형성한다.

11년 전 스탤론은 ‘람보4’ 기자회견에서 람보 출연에 대해 “80년대 액션영화의 컴백을 선언하기 위해 만든 영화는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단순히 1980년대부터 ‘람보’를 만난 관객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전하고 싶었던 스탤론의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그런 스탤론이 11년 후 또다시 ‘람보: 라스트워’를 들고 나오며 마치 멈추지 않는 고속열차같이 쉬질 않고 앞만 보고 내달리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화려한 액션 연기와 ‘람보’ 캐릭터 특유의 마초적인 이미지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은퇴란 없다고 강조한 슈워제네거 역시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세계를 제패한 지 수년이 흘렀지만, ‘일 중독자’라는 별명답게 절대 연기를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여전히 대부분의 액션 연기를 직접 소화하며 거의 매일 규칙적인 운동과 철저한 자기관리로 미래를 향해 달려 나간다.

이러한 두 스타를 보고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배워야만 할까. 요즘 쉽게 포기하고 목표 없이 사는 이들이 주변에도 너무나 많다. 큰일이 아니어도 힘들어하고 도전해보지도 않고 미래가 불투명하고 불안하다는 젊은이들에게 이 두 레전드가 선사하는 메시지는 분명히 클 것이다.

최근 세계 수영 동호인들의 축제인 2019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에 80∼90대 고령자들도 선수로 참가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75세 여성 보디빌더’ 임종소씨도 보디빌딩과 더불어 시니어모델, 시니어뮤지컬 배우에도 도전하며 힘찬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임종소씨는 스스로가 아직 젊다고 생각한다. 그 많은 에너지와 끼를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쏟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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