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현재 ‘프로듀스 101’은 전 시즌 투표 조작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자아내고 있다. 경찰은 CJ ENM 임원과 제작진,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 10여명을 사기 혐의 등으로 입건한 가운데 지난 14일 검찰에 송치했다. 프로듀스 101 제작진 두 명을 구속시킨 경찰은 CJ ENM의 고위층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은 가수를 꿈꾸는 혹은 연예인을 꿈꾸는 많은 청소년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으며 더 나아가 오디션 프로그램은 더 이상 믿지 못할 수도 있는 치명타를 안겼다. 연예인을 꿈꾸고 기대하는 예비 오디션 지원자들에게 엠넷은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 공정한 심사와 결과를 믿고 따랐던 그들에게 ‘프로듀스 101’은 잊지 못할 더러운 추억을 선물했다. 단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원자들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를 꿈꾸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아이들한테 말이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볼모로 시청률을 끌어올렸으며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짓밟았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건 허탈감과 좌절이다. 이미 순위는 정해지고 시청자들도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이 선택됐으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연습생들의 간절함을 이용했고 공정한 경쟁으로 포장하며 반복된 조작의 정황들을 드러냈다. 결국 응원했던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여전히 가수나 배우 등 문화예술인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은 널려 있다. 그나마 2011년 방송된 SBS TV ‘기적의 오디션’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한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심사위원들은 공정하게 지원자들의 발전돼 가는 연기력과 에너지를 확인했으며, 참가자들도 치열한 경쟁을 통한 열정을 보여줬다. 대한민국 전체가 리얼 오디션 프로그램에 열광했던 6년 전과 달리, 지금은 오디션 열풍은 가라앉은 듯 보인다. 지망생들에게 오디션 합격은 꿈일 수도 있고 도전하고 싶은 관문이다. 갈등하는 10대들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으며 혼자 힘으로 도전하고 꿈을 이뤄가는 인생의 설계도일 수도 있다.

이제는 공정하고 신뢰받는 오디션프로그램이 방송에 등장해야 한다. 지금도 밖에는 실력과 개성으로 무장해 심사위원도 깜짝 놀랄만한 오디션 도전자들이 숨어 있다. 공정하고 꿈을 제공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가진 건 소질과 능력밖에 없는 젊은이에게 기회를 주는 평등구조 시스템을 추구하고 열정과 창조력과 개성으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

10대들에게는 이러한 변화와 노력을 펼칠 수 있는 공식적인 무대가 필요하다. 신뢰받는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대중에게 기회를 주고 대형화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아티스트를 양성해야 한다. 그래야 주체할 수 없는 끼와 에너지를 발산하고 인정받고 흐름을 잘 탈 수 있는 능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탄생할 수 있다.

지금도 멋진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그들이 이루지 못한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창의적 패턴과 도전 정신으로 가득 찬 10대들의 땀과 열정은 BTS같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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