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 자유한국당 이대론 내년 총선도 어렵다
[정치평론] 자유한국당 이대론 내년 총선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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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정치평론가

 

지난해 이맘 때 쯤만 해도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15%를 채 넘지 못했다. 물론 그 마저도 2017년 대선 직후와 비교하면 많이 오른 수치였다. 그러다가 지난해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20%를 넘겼고 지금은 30%대 안팎에서 민주당을 추격하는 양상이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본다면 거의 궤멸 직전의 자유한국당이 되살아 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황교안 대표는 그 기세로 제1야당 대표로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적어도 ‘지표’로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너무도 상식적인 질문 하나만 던져보자.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뭘 잘해서 당 지지율이 30%대 안팎을 기록하고 황교안 대표가 대선주자 지지율 1위가 되었는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손에 꼽을 만한 것이 없다.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사사건건 반대하고 발목을 잡으며 난타전을 펼쳐왔던 ‘막가파식 행동’이 그나마 자유한국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킨 것이다. 그래서 흩어졌던 지지층도 결집할 수 있었다. 비난하는 얘기가 아니다. 제1야당으로서 어쩌면 절체절명의 ‘생존전략’의 일환으로도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자유한국당에겐 운도 좋았다. 당의 존망을 건 싸움에서 상대방인 문재인 정부의 실책이 너무도 많았다. 집권 2년여 만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실망을 넘어 절망으로 가는 상황과 맞물린 것이다. 그럴수록 자유한국당은 더 강하게 때렸다. 또 때리는 만큼 지지율도 올랐다. 그 과정에서 중도층이 사실상 궤멸상대로 간 것은 ‘보너스’가 됐다. 그렇게 해서 얻은 30%대 초반의 지지율, 그것이 딱 정점이었다.

자유한국당 이젠 당 리더십을 바꿔야한다

자유한국당이 다시 위기 국면으로 가고 있다. 모처럼 살아난 당의 존재감과 지지율 상승 그리고 황교안 대표의 급부상으로 얻은 ‘수익구조’가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폐허 위에서 성을 쌓고 무차별적인 전투를 통해 군사들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면 그 다음 순서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대안’이 되는 법이다. 민심을 얻지 못하고 어찌 천하를 얻을 수 있겠는가. 더욱이 지금의 민심이 어떤 지는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더 잘 알 것이다. 곳곳의 눈물과 비명 소리를 정말 모른단 말인가.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막가파식 싸움판으로 정국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이젠 더 얻을 군사도, 더 얻을 이익도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국민의 이익’을 놓고 더 큰 싸움을 벌여야 할 시점이다. 총선이 불과 9개월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국민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그 대안을 내놓으며 오히려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하고 설득해야 할 타이밍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지 못한 높은 수준의 정치력과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 위기에 처한 민초들의 눈물을 앞장서 닦아주는 ‘대안정당’의 모습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은 일년 전이나 5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제1야당이 앞장서 벌써 수개월째 국회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된다는 것인가. 그러다보니 이제는 싸우는 자유한국당보다 그들을 지켜보는 국민이 더 지쳤으며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이런 사실조차 자유한국당은 모르고 있는 것일까. 국회정상화 합의만 해도 그렇다. 여야3당이 어렵게 합의한 문서를 불과 2시간 뒤에 찢어버렸다. 이것은 코미디가 아니라 ‘리얼리티’다. 국민 앞에 뭐 하나 제대로 내놓을 것이 없는 자유한국당의 실체와 한계가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그나마 막가파식으로 싸우는 것이 제일 쉬웠을 것이다.

황교안 대표는 크고 작은 구설수로 자신의 한계가 계속 노출되자 스스로 말문을 닫아버렸다. 어쩌면 그게 제일 쉬울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결정적으로 리더십을 상실했다. 앞으로 ‘여야 합의’를 강조해 본들 그건 ‘개그’ 수준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합의’란 게 더 이상 무슨 힘을 받겠는가. 나 원내대표는 꽉 막힌 정국의 방향을 틀고 새로운 콘텐츠로 싸워나가야 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따라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네 탓’하며 집권당의 발목을 잡는 일, 어쩌면 그것이 제일 쉬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젠 자유한국당이 답해야 한다. 지금의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인가. 아직도 당 지지율 30%에 취해 있는 것인가.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다수의 국민들이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 심판’ 운운하며 자유한국당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는가. 더욱이 문재인 정부의 ‘대안’이 황교안과 나경원으로 압축된다고 보는가. 반대로 지금의 국민 분노가 어쩌면 ‘자유한국당의 완전한 궤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는가. 비난이나 냉소가 아니다.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는 고언(苦言)으로 하는 말이다.

자유한국당이 내부의 강경파들, 이를테면 대구․경북이나 부산․경남 등의 일부 정치인들 말대로 춤을 춘다면 내년 총선에서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공천은 다음 일이다. 지금의 상황이 더 절박하다. 국민의 눈높이와는 멀어도 너무 멀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정서와 젊고 역동적인 유권자들의 마음부터 읽어야 한다. 영남만 생각해서는 정말 ‘영남 자민련’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한국당의 리더십이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 이대로는 어렵다는 얘기다. 다시 ‘비대위’를 만들든, 아니면 새 지도부를 다시 세팅하든 당의 리더십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언제까지 막가파식 싸움판을 벌이고 그 ‘반사이익’에만 안주할 것인가. 문재인 정부의 독주, 그 동력이 지금의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고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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