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 자유한국당, 이젠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정치평론] 자유한국당, 이젠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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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정치평론가

 

자유한국당. 역대 제1야당 치고 이런 정당은 본 적이 없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의 한나라당은 그래도 당의 중심이 있었고 전략이 있었으며 국민의 공감을 얻으려는 나름의 노력도 있었다.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을 씻어 내려는 ‘몸부림’도 있었다. 그래서 ‘천막당사’도 누추하지만은 않았다. 때론 ‘국민대토론회’라는 형식을 빌리기도 했으며, 추운 날 길거리로 나설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배경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크고 작은 선거에서 연전연승을 거두는 동력이 됐으며 끝내는 ‘정권교체’라는 성과도 이뤄냈다.

그러나 지금의 자유한국당은 실망의 수준을 넘어 거의 ‘절망’을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한국정치에서 이런 정당이 왜 있어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정당정치’의 상식과 기본을 벗어나도 너무 나가버렸다. ‘국민적 눈높이’ 수준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무작정 자유한국당을 비하하거나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차기 정권을 놓고 경쟁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제1야당이기 때문에 답답해서 던지는 고언이다.

황교안, 나경원 체제로는 어렵다

자유한국당이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30대의 정당 호감도가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말이 좋아 ‘호감도’이지 사실 그들에게 자유한국당은 이미 ‘코미디’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끔 학생들에게 자유한국당 얘기를 하려면 학생들이 먼저 웃는다. 그 연장선에서 40~50대는 사정이 좀 다를까. 골수 지지층을 제외한다면 그들 또한 냉소적이다. 어쩌면 ‘말없이’ 내년 총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60대 이상은 어떨까. 상대적으로 자유한국당에 우호적인 사람이 많다. 그래서 가끔 그분들에게 물어본다. 자유한국당이 지금 뭘 잘하고 있느냐고. 그러나 대답은 제각각이고 그 마저도 시원치 않다. 다만 딱 하나 공통된 반응은 있다. ‘문재인 정부가 싫어서’라는 대목이다. 말 그대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사효과’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지금의 자유한국당은 이대로 내년 총선을 치르기는 어렵다. 60대 이상의 연령층을 중심으로 그 마저도 문재인 정부 비판에 대한 반사효과를 무기로 총선을 치를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한다. 앞으로 지지층이 더 확산되고 젊은층 지지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물론 착각은 자유다. 그래봐야 2등이다. 그렇다면 이 물음에 대한 답도 내놓아야 한다. “무엇으로 지지층을 더 확산시키고 젊은층 지지까지 받아 낼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딱 한 가지만이라도 해법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관건은 지금의 황교안, 나경원 체제로는 그 어떤 해법도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니다. 국민들은 이제 알 것을 다 알아버렸다. 그동안 황교안, 나경원 두 사람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그들의 내공과 리더십을 다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황교안, 나경원 체제의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도 생생하게 지켜봤다. 이젠 더 이상 나올 것도 또 시간도 없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황교안 대표는 한 때 신선하게 떠올랐던 그 때의 그 황교안이 이미 아니다. ‘친박 프레임’에 갇혀버린 자유한국당 구각을 깨고 당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 줄 ‘대안’이 되질 못했다. ‘중도지형’으로 나아가기는커녕 거꾸로 ‘친박 속으로’ 더 깊숙이 빠져버렸다. 혁신은커녕 혁신의 발목을 잡는 ‘꼰대’ 이미지만 각인되고 말았다. 잠깐의 참신함은 ‘깜짝 놀랄 무능함’으로 대치되고 말았다. 당내에서도 차라리 입을 닫는 것이 낫다고 할 정도였다. 이미 차기 총선의 ‘브랜드’가 아니라 ‘짐’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초기만 하더라도 당의 체질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됐다. 박근혜 탄핵에 동참 했으며 특히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4선은 만만한 경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내대표 7개월 동안 딱히 손에 잡히는 성과가 없다. ‘반대’하는 것 외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게다가 가끔 불거지는 그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할 정도이다. 특히 패스트트랙 폭력사태는 ‘최악’이었다. 두고두고 큰 상처가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김용태 의원이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이긴다는 것은 대단한 착각”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맞는 얘기지만 그러나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크게 공감을 받지 못하는 듯하다. 당 공천 룰을 마련하고 있는 신상진 의원은 현역 의원 물갈이 폭과 관련해서 ‘50% 이상’이라고 했다. 큰 충격이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어차피 그렇게는 안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자유한국당은 지금 그들만의 착각과 기득권에 취해있다. 문재인 정부가 망하기만 하면 내년 총선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환상이 당내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국민이 오히려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는 돌을 던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하고 있는 것일까. 자유한국당의 착각과 기득권은 황교안, 나경원 체제의 현실적 반영에 다름 아니다. 사실상 당의 변화와 혁신은 끝났다. 더 기대할 것도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착각과 오만, 환상과 기득권의 향연으로 갈 뿐이다. 그게 답이 아니라면 빨리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황교안, 나경원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지도체제를 고민해야 한다. 그 마저도 어렵다면 ‘야권의 재구성’은 여전히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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