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합동조사단 조사 이후 발표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

“국민 관심사·엄중한 사항 아니냐” 지적에도 즉답 피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국방부가 최근 북한 어선이 아무런 제재 없이 유유히 남하해 삼척항에 정박한 것과 관련해 언론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서 ‘군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 ‘청와대가 사건 은폐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 등 각종 의혹이 있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24일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지난 15일 북한 어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하해 우리 군의 경계를 뚫고 삼척항에 정박한 사건과 관련해 군이 당일에 사건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언론에 다른 정보를 전달한 이유 등을 묻는 질문에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완료되면 발표하겠다”로만 답변을 일관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이번 사안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관련 해상 경계작전 실패 등 전반사항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질문 중에는 지난 15일 북한 어선이 남하한 사건 당일 군 수뇌부는 대책회의를 하고 합참 준비태세검열실을 급파하는 등의 일이 있었고 그 내용과 17일 군의 발표 내용과 18~19일 발표 내용이 계속 달라졌는데 왜 바뀌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최 대변인은 “적절한 시점에 발표하겠다”고만 답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6시 50분경 주민의 신고로 북한 어선이 발견된 것에 대해 해경에 접수됐다. 이날 오전 합참 지하 지휘통제실에서는 군 수뇌부가 참석하는 회의가 사건 발생 수시간 만에 열렸고, 회의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군 당국이 대비태세가 허술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에는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경계작전에 이상이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군은 사건 발생 이틀 후인 17일 기자들과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 언론 브리핑) 방식으로 “군의 경계작전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틀 후인 1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책임자 처벌을 언급했고 20일에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입장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이처럼 군의 사건 경위 설명이 계속 바뀌면서 사건을 은폐하려는 지적이 일면서 그 책임이 삼척지역 부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군 수뇌부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날 기자단 질의 중에는 “실질적으로 조사할 곳은 군 수뇌부 등이 아닌가. 본부에서 결정한 일이니 이는 삼척지역 부대에서 한 일이 아니지 않는가”라는 내용이 나왔다. 최 대변인은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완료되면 말하겠다”고만 일관되게 답했다.

또 이날 북한 선박 최초 발견 당시 해경이나 해군이 지역 통합방위작전 책임을 맡은 육군 23사단에 상황이 전파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최 대변인은 “조사가 완료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17일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 언론 브리핑)에는 청와대 행정관이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이번 대책회의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 최 대변인은 “주요 국방 현안에 대해서는 상황 대응 매뉴얼에 의해서 관계기관과 협의·조치하고 있다. 협의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일축했다.

군의 ‘사건 은폐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납득할만한 설명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최 대변인은 “구체적인 사항은 조사 결과를 봐야 하고 그에 따라서 말하겠다”고 답변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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