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됐다가 예인되는 모습. (출처: 독자제공) ⓒ천지일보 2019.6.21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됐다가 예인되는 모습. (출처: 독자제공) ⓒ천지일보 2019.6.21

청와대·국방부 자체 조사는 한계 있어 지적 일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국방부가 ‘북한 어선 삼척항 정박 사건’과 관련한 합동조사 기간을 예정보다 더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군 내부 인원으로만 구성된 합동조사단으로서는 현재 일고 있는 ‘허위·은폐 보고’ 의혹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방부는 “조사 대상부대와 확인할 사항들이 추가로 식별됐기 때문에 합동조사단의 조사 기간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국방부는 감사관을 단장으로 하는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이르면 26일쯤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지만 기간이 다음 주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합동조사단은 지난 15일 강원도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 어선 사건과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를 비롯해 해당 해안 및 해상 경계작전 부대인 육군 23사단, 해군 1함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합동조사단은 경계작전 실패 원인과 허위·은폐 보고에 대한 의혹을 주요하게 살펴보고 있다. 지난 15일 북한 어선은 인민복 차림과 북한군 차림, 평상복 차림의 북한인 4명이 탑승해 아무런 제재 없이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군과 해경은 제재가 없었고 주민이 이들을 발견해 신고하면서 뒤늦게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동해안 해상경계작전은 해군 1함대와 육군 8군단 예하 23사단이 맡고 있으며, 해양경찰이 함께 경계작전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안 경계는 해군과 해경의 해상레이더와 육군의 해안감시망 등으로 중첩해서 감시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해군과 육군, 해경 등 감시망이 모두 뚫린 것이다.

더구나 군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당일 언론대응을 포함한 대책회의를 했고 그 이후 언론에는 ‘북한 어선이 엔진 고장으로 표류했다’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

북한 선박은 엔진 고장이 아니라 야간에 엔진을 끄고 있다가 주간에 엔진을 켜서 해안으로 이동을 했고, 삼척항 인근이 아니라 삼척항에 정박한 후에 주민들과 대화까지 나눴다.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군의 허위 또는 은폐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그러면서도 군은 “해상과 해안 경계작전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결국 지난 20일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나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처리 과정에서 허위 보고나 은폐가 있었다면 철저히 조사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자체만의 조사로 이뤄지는 합동조사단의 조사는 보여주기식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합동조사단은 외부 인원 없이 국방부 감사관실과 조사본부, 육군 및 해군 관계자 30여명으로 꾸려져 있다.

또한 사건 발생 후 17일 언론 브리핑 때 청와대 소속 인원이 사복차림으로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면서 당국의 언론 발표가 청와대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에 청와대나 국방부 자체의 진상조사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어선 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적 관심도 높고 저희가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은폐하거나 축소하거나 할 의도는 없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투명하게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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