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치즈인더트랩’ 홍설 역 맡은 오연서. (제공: 리틀빅픽처스)
웹툰 ‘치즈인더트랩’ 홍설 역 맡은 오연서. (제공: 리틀빅픽처스)

 

웹툰 ‘치즈인더트랩’ 홍설과 싱크로율 100%

“홍설로 시작해서 끝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웹툰 ‘치즈인더트랩(치인트)’의 영화화가 결정되자 네티즌들은 캐릭터에 맞춰 배우를 가상 캐스팅해 글을 올렸다. 여주인공 ‘홍설’ 역 캐스팅 1순위로 꼽힌 배우는 바로 차근차근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차세대 로맨틱 코미디 퀸 배우 오연서다. 오연서는 홍설과 싱크로율 100%라는 배우로 거론되다가 실제 캐스팅으로 이어져 화제를 모았다.

배우와 캐릭터의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지난 14일 개봉한 ‘치즈인더트랩(치인트, 감독 김제영)’은 모든 게 완벽하지만 베일에 싸인 선배 ‘유정(박해진 분)’과 평범하고 매력 넘치는 여대생 ‘홍설(오연서 분)’의 두근두근 아슬아슬 로맨스 스릴러다. 오연서는 2016년 제작된 동명의 드라마에서 김고은이 맡았던 ‘홍설’과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준다.

개봉 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오연서는 “‘치인트’ 전에는 화가 나면 화를 그대로 표출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많이 했다. 그래서 이렇게 내면을 가진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며 “배우들끼리는 전지적 홍설시점이라고 이야기한다. 홍설로 시작해서 홍설로 끝나는 부분이 저한테 흥미로웠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오연서는 “사실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데 영화판에서 몇 년 동안 없었다”며 “영화에 대한 갈증은 늘 있었고, 영화를 좋아한다. 보는 것도 좋아하고 보고 싶기도 한데 아직은 많이 안 해봐서 대본이나 이런 것들이 덜 오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웹툰 ‘치즈인더트랩’ 홍설 역 맡은 오연서. (제공: 리틀빅픽처스)
웹툰 ‘치즈인더트랩’ 홍설 역 맡은 오연서. (제공: 리틀빅픽처스)

다음은 오연서와의 일문일답.

-영화 제작단계에서부터 싱크로율 100%로 화제를 모아 부담감을 느꼈을 것 같다.

앞머리도 자르고 옷도 입으니까 외형적으로 더 비슷해 보이지 않았나 싶다. 아무래도 기대를 많이 하셔서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는데 사실 고민이 된 부분은 따로 있었다. 홍설이라는 캐릭터는 감정 폭이 크거나 하지 않아 내면으로 갈등을 많이 한다. 이런 부분이 잘 표현될 수 있을지가 가장 고민됐다.

-홍설을 연기할 때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은.

일단 유정이랑 처음에 오해 때문에 불편해하는 감정이 많다. 그러다가 첫사랑이니까 설레고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이런 감정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다. 또 ‘인호(박기웅 분)’를 대할 때, 유정을 대할 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둘에게 같은 높임말을 쓰지만 말투나 행동을 다르게 표현했다. 사실 좀 아쉽다. 조금 더 불편하거나 눈치 보는 신이 있었는데 2시간 안에 담으려다 보니까 삭제됐다. 감독님이 선택과 집중을 하신 것 같다.

-홍설이 유정을 좋아하게 되는 부분이 잘 설명되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배우로서는 어땠나.

설이가 유정을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배우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얼굴이 잘생겨서다’라고 이야기한 적 있다(웃음). 웹툰에서 보면 홍설이 유정을 훔쳐보기도 하고, 지켜본다. 호감의 표시다. 그리고 사랑에는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느낌이고 순간 감정인 것 같다.

웹툰 ‘치즈인더트랩’ 홍설 역 맡은 오연서. (제공: 리틀빅픽처스)
웹툰 ‘치즈인더트랩’ 홍설 역 맡은 오연서. (제공: 리틀빅픽처스)

 

-유정과 인호 중 실제로 연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둘 다 싫다(웃음). 둘 다 너무 극단적이다. 한쪽은 너무 이성적이고 냉철해서 속을 알 수 없을 것 같고 다른 한쪽은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간다. 둘의 장점만 하면 합치면 좋을 것 같다. 아니면 차라리 ‘은택(김현진 분)’이가 낫다. 현실 남자 친구 같은 느낌이고 여자 친구에게 다정다감하고, 위험하면 화도 낸다. 느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외모보다는 성격이나 다른 면을 많이 보게 되더라.

-웹툰과 드라마가 방영된 상황에서 다른 배우가 연기했던 캐릭터를 연기하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책이나 웹툰이 원작이면 읽거나 보는 사람마다 상상하는 캐릭터가 다르다. 드라마화가 돼서가 아니라 웹툰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 16부작인 드라마는 감정의 흐름이 설명되는데 영화는 아무래도 짧은 시간에 보여드려야 하니까 어렵더라.

그래서 감독님과 논의했다. 웹툰을 봤을 때 설이가 사랑스러운 순간이 있더라. 감독님이 ‘(오)연서씨가 가진 말투나 행동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해서 평소의 제 모습을 투영한 홍설의 모습이 있다.

-웹툰은 보고, 드라마는 보지 않은 이유는.

같은 캐릭터의 영향을 받을까 봐 보지 않았는데 이제 볼 계획이다. 드라마 ‘화유기’도 끝났고, 영화도 개봉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시청자 입장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사랑받았던 작품이고 제 주위에도 드라마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즐기는 마음으로 재밌게 보려고 한다.

웹툰 ‘치즈인더트랩’ 홍설 역 맡은 오연서. (제공: 리틀빅픽처스)
웹툰 ‘치즈인더트랩’ 홍설 역 맡은 오연서. (제공: 리틀빅픽처스)

-벌써 연기 17년 차다. 17년 동안 연기한 소감은.

늘 어려운 것 같다. 가끔 실망할 때도 있다. 재밌게 즐기면서 하고 싶은데 대중들의 기대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많다 보니까 어려운 것 같다. 연기를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긴 했지만 ‘딱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독특하고 어려운 캐릭터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많이들 물어보신다. 제가 도전적인 성향이라 독특한 캐릭터나 남들이 부담스러운 캐릭터를 선택한다. 물론 선택해놓고 ‘너무 버거웠나’하고 후회한 적도 있다. 그래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저를 보여드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안 맞거나, 어려울 수 있으나 시도해서 깨지는 게 성장하는 과정인 것 같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아직 가야 할 길이 많다. 일단 배우니까 외모적인 칭찬은 들으면 좋다. 그러나 캐릭터가 사랑받고,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을 듣는 게 더 좋다. 그것 때문에 열정과 시간을 쏟는 것 같다. 배우라는 게 부끄럽지 않고,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잘 소화해낸다는 얘길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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