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제공: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영화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제공: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드라마에 이어 원작 웹툰 싱크로율 100% 자랑해

“모든 것 쏟아낸 만큼 더 속 시원하게 보내줄 것”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유정 선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배우 박해진이 다시 ‘유정’ 선배로 분해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치즈인더트랩(치인트, 감독 김제영)’은 모든 게 완벽하지만 베일에 싸인 선배 ‘유정(박해진 분)’과 평범하고 매력 넘치는 여대생 ‘홍설(오연서 분)’의 두근두근 아슬아슬 로맨스 스릴러다.

지난주 개봉한 ‘치즈인더트랩’은 누적 조회 수 11억뷰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2016년 제작된 동명의 드라마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인기를 끄는 등 원작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박해진은 부드러운 미소 뒤에 서늘함을 간직한 유정으로 분해 드라마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달콤하고 수상한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다시 인생캐릭터 유정을 연기한 박해진을 만났다.

영화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제공: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영화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제공: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영화를 찍은 소감이요? 섭섭하기보다 이젠 시원하게 보내줄 때가 온 것 같아요. ‘유정’은 오랫동안 안고 있던 애착 많은 캐릭터였어요. 모든 것을 쏟아냈던 만큼 더 속 시원하게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에게 있어 유정이라는 캐릭터는 특별하다. 웹툰의 실사화 캐스팅을 논할 때마다 가상 캐스팅 0순위로 뽑혔고,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 같은 역할로 출연했기 때문. 그렇다고 박해진이 같은 모습으로 영화에 출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박해진은 “저도 처음엔 되게 안일하게 생각했다. 드라마에서 했던 거니까 어려울 것 없다고 생각했다”며 “표현하다보니까 드라마에서 본 나를 관객들이 돈을 줘가면서 스크린에서 봐야 하는데 같은 모습으로 보여주면 안 되겠더라. 그렇다고 같은 배역이라 다를 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래서 원작에 있는 유정과 드라마의 유정이 가진 감정의 틈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홍설’과 달콤하면서도 사건에 닥쳤을 땐 싸한 느낌이 나도록 무표정을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제공: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영화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제공: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그의 말처럼 영화에서 유정은 항상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얼굴을 하고 다닌다. 유정은 모두가 선망하는 집안, 재산, 학업 성적을 유지하지만 주변 사람과 자신 사이에 일부러 벽을 두고 경계한다. 박해진은 “처음 받은 시나리오에서 굉장히 많이 수정됐다. ‘치인트’인데 ‘치인트’가 아닌 것 같았다”며 “웹툰 독자를 위한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원작의 내용을 얼만큼 구현하느냐에 중점을 두진 않았다. 그래도 웹툰을 훼손시키지 않는 방향에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유정을 다시 만난 박해진은 어느새 유정 그 자체였다.

“유정은 박해진 같은 사람이에요. 저와 많이 닮아 있어요. 저는 다른 사람에게 어려워 보이는 것보다 가벼워 보이거나, 쉬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게 누군가에게 어려운 지점으로 다가갈 수 있죠. 또 불편한 지점이 왔을 땐 유정만큼 냉정해지거나 차가워지는 모습도 있어요. 반대로 (홍)설이나 가족, 친구한테는 한없이 풀어진 모습을 보이죠.”

영화 제작단계부터 화제가 된 이유 중 하나는 원작을 찢고 나온 듯한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박해진은 여전히 모든 여자대학생이 원하는 유정 선배와의 싱크로율 100%를 자랑한다. 이와 관련해 그는 “많이도 아니고 딱 5년만 빨리 찍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며 “유정이 다가가기 쉽지 않은 차가운 표정 때문인 것 같아서 평소에 무표정하려고 노력했다. 무표정에서 다양한 얼굴이 나온 듯하다. 유정의 표정이 드러나도록 카메라 앵글을 잘 잡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영화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제공: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영화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제공: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드라마가 웹툰의 축약이라면 영화는 드라마의 축약이다. 내용이 간결해지고, 전사가 설명되지 않으면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 감정선을 연기하기 쉽지 않다. 박해진은 “저는 굉장히 단순하다는 생각으로 얘기했는데 웹툰을 보신 분들은 드라마에서 유정의 감정선이 아쉬웠다고 하시더라”며 “영화에서 100% 표현된 게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담겼다. 그러나 더 밝고, 어둡게 간극을 넓혀 표현하다 보니 입체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06년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연하남’으로 데뷔해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온 박해진은 어느덧 12년 차 연기자가 됐다.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중국에서 순애보 적인 사랑꾼의 모습으로 사랑을 받아온 박해진은 ‘닥터 이방인’으로 한류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앞으로가 더 창창한 박해진은 아직도 연기에 대한 적성을 찾아가는 중이다.

“제가 감히 말하기 부끄러운 한류스타라는 수식어보다는 배우 박해진으로 불렸으면 좋겠어요. 영화에서 독보적으로 혼자 사는 게 아니라 캐릭터에 대해 믿음과 신뢰를 주는 배우 박해진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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