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 (제공: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 (제공: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멜로 장인’ 손예진, 한층 성숙해져서 돌아와

“시나리오 읽는 순간 ‘이건 꼭 해야겠다’ 다짐”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멜로영화 하면 많은 영화 팬들은 ‘연애소설(2002)’ ‘클래식(200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등을 떠올린다. 이 작품의 주인공 배우 손예진은 예쁜 얼굴에 청초한 매력을 뽐내며 명실상부 멜로 퀸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이후 손예진은 ‘비밀은 없다’ ‘덕혜옹주’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런 그가 약 15년 만에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로 멜로 퀸의 진수를 과시한다. 지난 14일 개봉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 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분)’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감성 판타지 멜로다. 손예진은 기억을 잃은 채 다시 돌아온 수아로 분해 한 남자를 다시 사랑하게 되는 한 여자의 세밀한 감정 변화를 섬세한 연기로 소화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손예진에게 멜로로 돌아온 소감을 말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 (제공: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 (제공: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멜로 하고 싶었어요.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많은 기획도 됐지만 눈에 딱 들어오는 게 없었어요. 그러다가 두꺼운 시나리오 하나를 순식간에 읽게 됐고 ‘이건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앞서 일본판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본 손예진은 이장훈 감독의 손에서 각색된 내용에 흥미를 느꼈다. 그는 “어떤 부분이라고 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이야기의 틀이 새로웠다. 판타지지만 현실에 없을법하지만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영화 속에는 첫사랑의 설렘과 풋풋함이 있고, 그게 발전돼서 결혼하지만 운명적으로 이별한다.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바뀐 부분이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는 영화다. 이 영화는 ‘내가 꼭 해야겠다’ ‘좋아해 주실 것 같다’는 생각에 선뜻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 (제공: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 (제공: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손예진하면 ‘멜로 여왕’ ‘멜로 장인’ ‘멜로 여신’ 등의 수식어가 떠오른다. 손예진표 멜로 영화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손예진은 “멜로와 관련한 많은 수식어를 붙여주시니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기사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셨다는 걸 알았다. 저도 관객으로서 배우로서 많이 기다렸다”며 “예전에 제 영화를 좋아해 주셨던 많은 분들이 돌아왔다고 반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그럴 줄 몰랐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손예진는 30대 중반의 첫 만남부터 가슴 아픈 이별, 기억을 잃은 채 재회한 순간까지 세밀한 감정선을 그려낸다. 그는 “수아가 점차 자신의 존재를 알아채는 시점을 중심으로 감정이 변해간다. 그러나 그 과정이 밀도 있게 표현되진 않는다”며 “후반부 절정에 다다르는 감정연기에선 과잉된 모습으로 신파처럼 흘러가지 않게 하려고 했다. 감정의 절제와 조절 선을 지켜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손예진은 “지호의 학예회 장면이 가장 어려운 감정연기였다. 손뼉을 쳐주면서 웃어야 하기에 그걸 조절하는 연기를 고민하고 신경썼다”고 말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 (제공: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 (제공: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20대의 손예진이 풋풋하고 청순한 매력으로 승부했다면 30대의 손예진은 한층 더 깊어진 감정 연기와 외모, 성숙한 눈빛, 여유로운 애드립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 라는 수아의 대사처럼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영화에요. 단지 연인 간의 사랑이 아니라 가족 간, 친구 간의 사랑 등 더 폭 넓은 의미가 담긴 것 같아요. 살다 보면 부정적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강퍅해지잖아요. 영화는 추억을 소환해 따뜻하게 어루만져지는 치유되는 힐링 무비인 것 같아요.”

데뷔 이후 손예진은 매년 세작품씩 쉬지 않고 활동했다. 그만큼 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영화에 목마르다. 손예진은 “제가 하지 않은 역할에 대한 갈증, 갈망이 있다”며 “라라랜드 보고 뮤지컬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깨졌다. 예쁘고 춤을 춰도 어색하지 않더라. 저도 한국에서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했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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