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선관위 긴급회의를 열고 제24대 대표회장 선거 기호 2번 엄기호(한기총 현 대표회장) 후보가 서류 미비로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고 발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2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선관위 긴급회의를 열고 제24대 대표회장 선거 기호 2번 엄기호(한기총 현 대표회장) 후보가 서류 미비로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고 발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2

선관위, 서류미비로 엄기호 후보자격 박탈… 김노아 단독후보
전광훈, 선거금지소송 주목… 합동, 김 목사 이단성조사 나서
증경대표회장 “총대들 뒤로 물러나선 안돼… 한기총 바로잡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표회장 선거 때마다 혼란에 빠져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이번에도 후보자 선정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한기총은 소송에 휘말린 데 이어 현 대표회장인 엄기호 목사의 후보자격을 박탈해 충격에 휩싸였다. 이단성 문제로 우려를 낳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성서총회 김노아(79, 김풍일) 총회장이 단독 출마자로 선정되면서 내부적 갈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원장 최성규 목사)는 22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예정했던 후보자의 정견발표를 돌연 취소했다. 선관위 관계자가 나와 제24대 대표회장 선거 기호 2번 엄기호 후보의 자격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긴급회의에서 기호 2번 엄기호 목사의 서류를 재검토한 결과 미비점이 발견돼 모두 반려키로 했다”며 “이번 대표회장 선거는 기호 1번 김노아 후보 단독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엄기호 목사의 서류미비 사유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여의도순복음) 총회의 공식 추천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 관계자는 “엄기호 목사의 서류는 재검토한 결과 하자가 있다. (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총회가 따뜻하게 추천하지 않았다”며 “(공식 추천) 양식을 쓰지 않은 것이다. 일반 백지에다 (추천서를) 썼다”고 말했다. 앞서 김노아 목사 측은 선관위에 내용증명을 보내 엄 목사의 서류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 내부에서도 이번 선관위 결정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총회대의원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회장을 역임했던 한 인사는 “이제는 총회대의원들이 뒤로 빠지면 안 된다”며 “총대들이 한기총을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고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기총은 수년 동안 잡음이 끊이지 않아 주요 교단이 빠져나가면서 교세가 급격히 추락하고, 돈 선거와 이단시비로 이미지 또한 큰 타격을 입었다.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한기총이 소형 교단장이자 이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김노아 목사를, 오는 30일 정기총회에서 대표회장으로 선출할 경우 한국 교계에 상당한 충격을 안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김 목사의 대표회장 당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독 후보인 김 목사는 이번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총대들의 과반 찬성표를 얻으면 당선될 수 있다. 과반의 찬성표를 얻지 못할 경우 대표회장 선거는 다시 치러지게 된다.

지난해 8월 치른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당시에 김 목사는 결선(2차) 투표에도 오르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차 투표에서 선거인단 278명 중 70명의 총회대의원들만 김 목사에게 표를 던졌다. 과반에 한참 못 미친 30%를 겨우 넘긴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광훈(62) 청교도영성훈련원장이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대표회장 선거실시금지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그 결과에도 주목된다. 앞서 선관위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 ‘신원조회증명서 미제출’ ‘비회원 교단으로부터의 추천’ 등 결격사유로 후보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다.

전 목사 측은 신원조회증명서 제출이 정관상 규정된 법이 아니며 개정된 정보통신법에 따라 서류 제출할 시 법에 저촉된다며 반발했다. 비회원 문제에 대해서도 그동안 청교도영성훈련원 단체 명의로 가입해 공동의장을 수행해왔고,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이 ‘대표회장 선거실시금지’ 가처분 소송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의 변수가 되고 있다.

김노아 목사에겐 또 다른 골칫거리가 생겼다. 예장합동총회 이단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가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예의주시’ 처분을 받은 김 목사의 이단성 여부를 재조사하기로 한 것이다. 합동 이대위 측은 김 목사가 제출한 문서에 상당부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신학 과정과 목사가 되는 모든 과정 등을 철저하게 조사할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가 열리는 오는 30일, 270여명의 총회대의원들이 단독 후보인 기호 1번 김노아 목사를 당선시킬지 아니면 재선거를 선택할지 교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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