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21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주교들에게 한 즉석 연설에서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와 연관된 부패 사건을 언급하며 중남미 정치권에 만연한 부패를 지적했다.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2018.1.21
교황은 21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주교들에게 한 즉석 연설에서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와 연관된 부패 사건을 언급하며 중남미 정치권에 만연한 부패를 지적했다.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2018.1.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페루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남미 정치권에 만연한 부패를 비판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페루 리마에서 주교들에게 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교황은 “대부분 국가의 정치권이 건강하기보다는 병들어 있다”며 “오데브레시와 연관된 부패는 중남미에 급속히 확산하는 탐욕의 본보기로 중남미 대부분 국가의 정치권이 부패 탓에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의 권력형 부패 스캔들은 중남미 뒤흔들어 놓았다. 오데브레시는 2001년 이래 멕시코와 콜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나마, 페루,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9개국 정관계에 3억 8620만 달러(약 4200억원)의 뇌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이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 웨스트필드 캐피털이 오데브레시가 이끄는 컨소시엄으로부터 78만 2000달러(약 8억 5000만원)의 자문 수수료를 받는 등 쿠친스키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500만 달러(약 54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당시 재무장관과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었으며, 오데브레시는 페루의 주요 고속도로 공사 계약을 따냈다. 이 일로 쿠친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탄핵 위기까지 내몰리는 등 타격을 받은 바 있다.

교황은 지난 19일 쿠친스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모든 사회 주체가 부패와의 전쟁에 나서야 한다”고 부패 척결을 촉구한 바 있다.

교황은 21일 페루에서 마지막 대형미사를 집전한 뒤 칠레와 페루 방문일정을 마무리하고 바티칸으로 떠났다.

한편 교황이 이번 순방 기간 칠레 사제들의 아동 성추문 문제로 불거진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칠레를 방문한 교황은 지난 16일 “일부 사제가 어린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데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며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또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기도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교황은 이틀 후 성추문 은폐의혹을 받은 바로스 주교에 대해 “단 하나의 증거도 없다. 모든 것은 중상모략이다”고 강하게 옹호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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