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동 성추문 은폐의혹을 받은 사제를 옹호했다.

18일(현지시간) AFP·dpa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칠레 북부 항구도시인 이키케에서 대중 미사를 집전하기 전 성추행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그들이 나에게 후안 바로스 주교(61)에게 불리한 증거를 가져온 날에 관해 이야기하겠다”며 입을 뗐다. 그러면서 “바로스 주교에 불리한 단 하나의 증거도 없다. 모든 것은 중상모략이다. 이것이 명확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칠레 가톨릭계는 잇따른 성추행 사건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위상이 추락했다. 미국 비정부기구(NGO) ‘주교의 의무(Bishop Accountability)’에 따르면 2000년 이래 80명에 달하는 칠레 가톨릭 성직자들이 미성년자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교황은 미성년자 성추문 은폐의혹을 받은 후안 바로스 주교를 2015년 칠레 오소르노 교구 주교에 임명해 칠레 국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칠레를 방문한 교황은 지난 16일 “일부 사제가 어린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데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수도 산티아고의 교황청대사관에서 성추행 피해자들과 만나,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기도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같이 했던 교황이 성추문 은폐의혹을 받은 주교를 강하게 옹호하는 등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바로스 주교는 수십명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2011년 면직당한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멘토로 알려졌다. 그는 “카라디마 신부의 성추행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크게 분노했다. 카라디마 신부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중 한 명인 후안 카를로스 크루스는 “바로스 주교는 카라디마의 성추행을 은폐한 뒤 건망증이 생겼다고 주장하는 거짓말쟁이자 비행 성직자”라고 비판하며 해임을 요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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