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종교계 7대 이슈] ②안팎으로 시끌 시끌 다사다난했던 불교계
[2017 종교계 7대 이슈] ②안팎으로 시끌 시끌 다사다난했던 불교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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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원효대사 탄생 1400주년 등 맞아 기독교 불교계 등 올해 종교계에는 어느 해보다 개혁과 혁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개혁은 종교계 리더인 ‘성직자’의 변화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꿈’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종교계를 뜨겁게 달군 소식들은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이 더 많았다. 본지는 7회에 걸쳐 2017년 화제에 오른 종교계 이슈 7가지를 재조명해본다.

 

‘조계종 적폐청산과 종단개혁을 위한 범불교도대회’ 참석자들이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조계종의 개혁을 바라며 “종헌수호 청정종단”을 외치고 있다(맨 뒤 사진). 지난 8년간 조계종의 행정수장을 맡아 ‘적폐’ 대상으로 신랄한 비판을 받아온 자승 총무원장(가운데)은 10월 임기를 끝으로 물러났다. 이에 설정스님(맨 위)이 제35대 총무원장에 인준되면서 조계종단은 홍역을 치렀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조계종 적폐청산과 종단개혁을 위한 범불교도대회’ 참석자들이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조계종의 개혁을 바라며 “종헌수호 청정종단”을 외치고 있다(맨 뒤 사진). 지난 8년간 조계종의 행정수장을 맡아 ‘적폐’ 대상으로 신랄한 비판을 받아온 자승 총무원장(가운데)은 10월 임기를 끝으로 물러났다. 이에 설정스님(맨 위)이 제35대 총무원장에 인준되면서 조계종단은 홍역을 치렀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조계종 깊어지는 갈등의 골

 

찬성 80% 넘은 직선제 거부 당하자
연석회의, 적폐청산 외치며 촛불법회
종단 비판이유로 명진스님 제적 당해
자승 퇴진 외치며 릴레이 단식하기도

 

비방전으로 번진 총무원장 선거 지나
종단화합·신뢰회복 과제 안고
설정스님 제35대 총무원장 체제 출범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올해 불교계에서는 조계종 안팎의 갈등과 반목으로 홍역을 치렀다. 일부 스님뿐 아니라 불자들도 조계종 개혁을 위해 촛불을 들어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이들의 목소리는 불교계를 넘어 사회 전체까지 뻗어 나가 관심을 모았다. 어느 때보다 종단 안팎을 둘러싼 갈등은 심각하고 위기감이 깊었다.

‘청정승가공동체구현과 종단개혁연석회의(연석회의)’는 지난 3월 제1차 촛불법회를 시작으로 제10차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촛불법회를 봉행했다.

이들이 조계종 적폐청산을 외치기 시작한 이유는 조계종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스님 80.5%가 직선제를 원한다고 답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석회의를 비롯해 조계종 적폐청산을 외친 이들은 그동안 기자회견과 성명 등을 통해 조계종의 자정을 촉구해왔다. 촉구내용으로는 ▲총무원장 직선제 즉각 실시 ▲용주사 주지 성월스님 은처자 문제 ▲종단의 교계 언론탄압 ▲마곡사 금권선거 당사자의 주지 재임 ▲적광스님 폭행 ▲동국대 외압 사건 ▲국정원이 개입한 명진스님 퇴출사건 즉시 조사할 것 ▲총무원장 직선제 즉각 실시 ▲출가에서 다비까지 스님들의 안정적인 수행생활 보장 등의 해결이다.

촛불법회 참석자들은 1차 500여명에서 3차 때부터는 1000여명으로 점차 늘어났다. 특히 3차 때부터는 수행승들의 모임인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참석해 제6차 촛불법회에서는 ‘범불교대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들은 범불교대회를 열고 적폐청산을 위한 대규모 문화제도 개최했다.

그동안 범불교도대회는 조계종 총무원 차원의 행정조직인 범불교도대회준비위원회가 진행했었지만, 이번에는 명진스님 측의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주축이 돼 추진됐다.

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스님 200여명과 불자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중에는 현 조계종 스님들도 함께했다.

촛불법회에서는 조계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적을 당한 명진스님이 당시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퇴진과 조계종의 적폐 청산을 요구하며 8월 단식을 선언했다. 이어 명진스님 측인 효림스님과 전국선원수좌회 용상·대안스님 등이 나서 우정총국 앞에서 릴레이 단식을 이어갔다. 이에 ‘조계종 적폐청산’ 바람은 불교계를 넘어 시민사회까지 확산됐다.

또한 10월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설정스님에 대한 의혹 등 비방전이 과열돼 혼탁선거 우려를 낳았다.

이에 정의평화불교연대, 교단자정센터 등 20개 시민·재가단체로 구성된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범불자결집대회’를 가졌다. 범불자결집대회는 전국 각지에서 스님과 불자 2000여명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은 난색을 보였다. 이들은 조계종의 대변인이자 기획실장인 주경스님 명의로 ‘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즈음한 총무원 집행부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며 화합된 분위기에서 진행돼야 할 종단의 중요한 선거 시기를 맞아 혼란을 책동하는 그들을 사람들은 정치수좌라고 지적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일각에서는 명진스님 측의 적폐청산 운동이 당시 총무원장이었던 자승스님을 퇴출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을 갖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바른불교재가모임 임지연 상임대표는 “우리는 자승 원장 한 명의 퇴진과 총무원장 선거에 매달린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결국 이들의 우려와 같이 지난 10월 12일 제35대 총무원장으로 설정스님이 당선됐다.

설정스님은 총무원장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무원장 선거기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부대중께서 가졌던 의혹들과 지적하신 여러 문제를 그냥 두고 종단 운영을 할 수는 없다”며 “어떤 방법으로든 깔끔하게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설정스님이 풀어야 할 난제들은 산적하다. 우선 당면 과제는 종단 화합이다.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를 겨냥한 폭로전과 소송이 잇따르면서 갈등의 골이 깊이 팬 상황이다. 그 중심에 선 설정스님의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민과 불자들이 바라보는 조계종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 10년 사이 불자 인구가 300만명이 감소했다. 출가하는 예비 승려들도 줄어드는 추세라 심각한 문제다. 종단 안팎에서 요구하는 적폐청산의 목소리를 어떻게 종단 행정에 반영할지에 대한 논의도 차기 집행부의 몫이다.

설정스님이 안으로 종단 화합을 이끌고, 밖으로 불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조계종과 조계종 적폐 청산을 외치는 단체 간의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갈등의 골은 계속 깊어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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